도의적 책임 인정 발언 예상
재판개입혐의 등은 부인할 듯
大法 “허가 내부 협의 필요”
양승태(사진) 전 대법원장이 검찰에 공개 소환되는 오는 11일 검찰청 포토라인이 아니라 대법원 앞에서 대국민 입장을 표명한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소환에 앞서 자신이 몸담았던 대법원에서 현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통감하지만 재판개입 등의 혐의는 강력 부인할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이 공개 석상에 서는 것은 지난해 6월 경기 성남 자택 인근에서 가졌던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전직 대법원장이 검찰에 공개 소환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인 만큼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입장 표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 전 대법원장은 11일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오전 9시쯤 대법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포토라인이 설치된 검찰 청사가 아니라 자신이 최근까지 12년 동안 근무했던 대법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자신의 입장을 밝힌 뒤, 미리 취합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장소로는 대법원 정문 안 로비나 정문 밖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청사 방호 등을 위해 허가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전례 없는 일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입장 발표에서 그간 불거졌던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국민에게 송구하다는 심정 표명과 함께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현직 법관 수십 명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사태에 대해 당시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도덕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국민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잃지 말아 달라는 호소도 예상된다. 다만 재판 개입 등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한 바 없고, 법관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적도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주도한 최고 책임자로 보고 있는 만큼 조사는 수일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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