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리인 통해서 전달
신동빈측 “진정성 없어”일축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여 온 신동주(왼쪽 사진)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해 동생인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에게 화해의 편지를 보낸 사실을 뒤늦게 알려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 회장 측은 롯데 경영권을 나눠 갖기 위한 ‘꼼수’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9일 신 전 부회장 측은 지난해 4월 구속 중이던 신 회장을 면회해 전달하려 했던 편지를 공개했다. 당시 면회를 하지 못한 신 전 부회장은 대리인을 통해 몇 통의 편지를 신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에는 일본 롯데는 신 전 부회장 본인이 담당하고, 한국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경영하는 것으로 합의해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는 롯데그룹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하에 있는데, 그룹 계열사 주식 의결권 일부를 상실시켜 한국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경영하자는 것이다. 신 회장에게는 한국 롯데를 일본 롯데로부터 분리·독립시킬 기회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일본 롯데 경영권을 신 전 부회장에게 넘겨주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2015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된 이후 경영권을 다시 가져올 기회가 된다.

신 회장 측은 즉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신 회장 측은 이번 화해 시도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본인의 경영 복귀를 안건으로 상정했던 5번의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모두 패했다는 점에서 경영권을 다시 갖기 위한 신 전 부회장의 ‘꼼수’라는 것이다. 신 회장 측은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뿐 아니라 신격호 명예회장과 롯데 경영진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금도 재판이 진행 중인 것도 상기시켰다.

롯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개인’과 ‘회사’의 차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의 큰 결정은 특정 주주 개인 의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주주총회 등 상법상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각종 계약서와 위임장 등을 작성하며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분인 데다, 심지어 아버지와 주주권 대리 행사 위임장 효력을 두고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며 “신 전 부회장의 제안에는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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