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시간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했던 버닝햄은 권위와 강요에 대한 냉소를 바탕으로 아이들의 호기심뿐 아니라 고통과 슬픔 때로는 심드렁한 권태까지 예리하면서도 유쾌하고 따뜻하게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마치 어린이가 그린 것 같은 간략한 선,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내는 따뜻하면서도 때로는 몽환적인 파스텔 톤의 그림은 글보다 더 많은 것을 상상하게 했다. “내 그림책은 세계 어디에 살든 어린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만들어졌다”는 평소 그의 말은 실제 그의 작품으로 번번이 증명됐다.
1936년 영국에서 태어난 버닝햄은 어린 시절 자신의 세계에 빠져든 아이였고, 자유로운 서머힐 학교를 다녔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로 2년 반 동안 슬럼가 청소, 산림보호, 학교 짓기를 하는 등 작품 전체에서 드러난 학교와 어른 그리고 권위에 대한 거부감은 작가의 전 생애를 통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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