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걸음 내디뎠으니까 후배들은 더 높은 목표를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출범한 1972년 이후 47년 만에 첫 여성 소방서장으로 발령 난 이원주(56·사진) 중랑소방서장은 9일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먼저 느껴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서장은 1982년 소방공무원에 입문한 이후 2001년 소방경, 2002년 현장지휘관, 2013년 시 소방재난본부 감사팀장 등 ‘여성 1호’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 서장은 성동소방서 구급계장, 동대문소방서 위험물안전팀장, 서초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서울소방학교 교육지원과장 등의 보직을 거쳤다.
이 서장이 임용됐을 때 선배 여성 소방관은 1명에 불과했다. 37년이 흐른 지금 서울시 여성 소방공무원은 총 624명으로 전체 6954명의 8.97%를 차지한다. 이 서장이 임용될 당시 함께 뽑혔던 여성 20명 중에서는 6명이 현역으로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이 서장은 여성 소방공무원의 고충 해소와 지위 향상을 위해 시가 전국 최초로 설치한 여성 소방공무원 고충 상담관을 겸임하면서 여성 소방공무원들의 어려움을 듣고 해소하는 역할에도 앞장서 왔다.
이 서장은 “소방의 주된 업무는 현장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그간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된 것이 사실”이라며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체력적 한계가 있었지만, 동료들과 많은 도움을 주고받았고 그 덕분에 잘 인내하며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 앞서간 사람의 발자국이 있는 것만으로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후배들도 성실하게 버티고 인내하면 목표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서장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일선 소방현장 지휘관인 소방서장으로서의 각오도 다졌다. 이 서장은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을 세심하게 살피고 직원과 소통하며 안전한 서울을 만드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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