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고용절벽이라는 말이 일상화할 정도가 됐지만, 9일 발표된 ‘2018년 연간 고용동향’은 실업(失業)의 심각성이 예상을 뛰어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문 정부 2년 차였던 지난 한 해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 이후 최저인 9만7000명, 실업자수는 통계 기준을 바꾼 2000년 이후 최다(最多)인 107만3000명, 실업률은 2001년 이후 최고인 3.8%였다. 실업 관련 수치는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빚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일자리 정부’를 자임한 문 정부의 경제 성적표가 현 정부가 ‘적폐’로 몰았던 지난 두 보수정권보다 못한 참담한 수준이다. 문 정부는 출범 이후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은 물론 본예산에도 일자리 예산을 대거 포함시키는 등 적어도 54조 원을 투입해 ‘세금 일자리’를 급조했음에도 이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 공공기관을 동원해 단기 공공일자리 5만9000여 개를 만들기도 했다. 이런 일자리 분식(粉飾)의 허울을 벗겨내면 ‘지속 가능한 좋은 민간 일자리’는 엄청난 속도로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에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2018년 연간 취업자 수 증가를 연초 목표에서 크게 낮춰 10만 명으로 예측했지만, 이에도 못 미쳤다. 2017년 말 기준으로 31만6000명이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그 충격을 알 수 있다.

일자리 대란(大亂)에는 4차 산업혁명시대 진입과 인구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게 사실이지만, 직격탄은 소득주도성장 미명의 최저임금 과속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무차별 강행 등 정책 실패다. 연초부터 부작용은 더 확연해지고 있다. IMF 사태 때는 국내 기업 경쟁력은 여전하고, 글로벌 경기도 나쁘지 않아 신속히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지금은 국내외 상황이 훨씬 나쁘다. 잘못된 정책을 하루빨리 시정하지 않으면 국민 고통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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