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ELS는 3년 만기에 6개월마다 조기 상환 기회가 있는 ‘스텝다운’ 방식이다. 기초자산의 가격을 주기적으로 관찰해 특정 가격 이상이면 조기 상환되는 기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ELS는 장기 투자 상품이다. 가입 이후 만기까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아야 수익을 상환할 수 있는 상품이다. 향후 3년간 금융시장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접근하면 상대적으로 ELS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30년간 각국의 주가지수가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했던 경우는 벤처 거품이 사라진 2000년대 초반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9년이다. 여기다 한국과 중국이 크게 하락했던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까지 고려하면 총 3번의 급락이 있었다. 즉 주가지수로 구성된 ELS를 투자 시점을 고려하지 않고 매 순간 투자를 한다면 10년에 한 번꼴로 낭패를 보게 된다.
현재 각국의 주가지수는 이미 지난해 초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여기서 추가로 50% 하락한다는 것은 고점 대비로 보면 60%가 넘게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과거 30년간 고점 대비 주가지수가 60% 이상 하락한 경우는 몇 번이나 있었을까. 유로스톡스50지수가 2번, 홍콩 H지수는 1번, 그리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코스피 200지수는 한 번도 없었다. 즉, 어느 정도 하락이 진행된 이후 ELS에 투자하면 손실확률이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
주가가 상승하면 조기에 이익을 확정 지어서 좋지만, 다시 자금을 운용해야 하기도 하고 주가 상승이 더 지속할 것도 같아서 더 높은 가격에서 ELS에 재투자하게 된다. 결국, 고점 직전까지 ELS 투자를 반복하게 된다. 고점에서의 마지막 투자가 항상 마음고생을 시키게 된다.
반면, 하락장에서의 ELS 투자는 조기 상환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50% 이상 하락할 확률도 낮아져 장기 관점으로 보면 더 좋은 투자 기회이다. 일반적으로 하락장에서는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높아 ELS가 제시하는 이자율도 높아진다. 실제로 최근의 ELS는 일 년 전보다 대체로 2.5%포인트 정도 더 높은 이자율을 보인다. 즉 높은 이자율로 오랜 기간 투자할 수 있고, 손실 가능성도 줄어들기 때문에 ELS는 상승장보다는 지금과 같은 하락장에서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김범준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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