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수 폭증…칠레 어민들 울상
보호협정 탈퇴땐 연어수출 타격
어민들 “제한적 사냥 허용” 요청


30년간 칠레 정부가 보호종으로 삼아온 남미바다사자(오타리아)들의 개체 수가 최근 급증하면서 현지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늘어난 오타리아들이 어부들의 그물을 훼손하고 근해 물고기를 싹쓸이해 먹어치우고 있지만 이를 막을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8일 AFP통신은 최근 오타리아 개체 수가 급증해 칠레 연안에만 20만 마리 이상이 서식하면서 어민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칠레 정부는 1990년 일부 어민이 오타리아를 잡아 모피용으로 팔면서 개체 수가 급감하자 보호종으로 삼고 사냥을 금지했다. 그러나 보호종 지정 이후 30년이 지나면서 최근 이들의 개체 수는 크게 증가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전 세계 오타리아의 40%가 칠레 연안에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오타리아는 평균 몸무게가 650파운드(약 300㎏)에 달하고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어 어민들의 그물을 훼손하는 등 피해가 크다. 현지 언론은 “오타리아는 생태계 피라미드의 정점에 올라 있어 자연적으로 이들을 막을 수단은 없다”며 “오타리아가 어민들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 됐다”고 전했다.

AFP에 따르면 칠레 산티아고 북서쪽에 위치한 발파라이소는 남미 최대 무역항이자 어업이 활발했던 곳이지만 오타리아 수가 급증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현지 어민 마리오 로하스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타리아를 쫓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떤 방법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일부 오타리아는 사람들이 해치지 않는 것을 알고 어민들의 배를 따라올 정도”라고 말했다. 칠레 수산당국에 따르면 발파라이소 지역 어민들은 2008년 1인당 하루 평균 1300파운드의 어획량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10파운드로 줄어들었다.

어민 피해가 크지만, 오타리아 사냥 문제는 자국 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칠레 정부로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칠레가 오타리아를 보호하는 국제협정에서 탈퇴할 경우 매년 40억 달러(약 4조5000억 원)에 달하는 대미국 연어 수출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정을 아는 칠레 어부들은 일정 수량의 오타리아 사냥을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반면 샌안토니오 자연사박물관의 호세 루이스 브리토 박사는 “인위적 개체 조절은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보다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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