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젊은빙상인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18개 스포츠·시민단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력 의혹 진상 규명과 스포츠계 성폭력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연대, 젊은빙상인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18개 스포츠·시민단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력 의혹 진상 규명과 스포츠계 성폭력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젊은빙상인연대 추가폭로… ‘체육계 미투’ 확산 조짐

“피해자 대부분이 현역 선수
다른 선수도 미성년때 당해
14일 가해자 실명공개 예정”

여준형 “조재범 폭행 장면
라커룸서 직접 목격했다”

沈고소장 적시 성폭행 10건
경찰, 신빙성 높다고 판단


체육계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확산될 조짐이다.

빙상계 관계자들은 10일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 외에 추가 피해자가 6명이 더 있고, 가해자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 외에 다른 코치 2명 이상이 더 있다”고 밝혔다. 충격적인 증언은 계속 이어져 “심석희처럼 다른 선수들도 미성년 때부터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심석희가 고등학교 2학년인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으며, 고소장에 적시한 10건의 사례가 구체적인 장소·시간·상황 묘사까지 적시돼 있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훈 젊은빙상연맹 자문변호사는 이날 오전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는 14일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가해자 2명은 실명을 공개할 방침이고, 피해자 6명의 실명 공개 여부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전날 젊은빙상인연대가 빙상계 비위를 조사하다 심석희 외에 많은 성폭력 피해 선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했다”면서 “성폭력 범죄 가해자들의 실명 공개와 함께 형사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심석희 외에 추가 피해자가 6명 더 있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피해자는 대부분 현역 선수”라면서 “우선 피해 선수들이 굉장히 이야기하기 어려운 구조이고, 어리기 때문에 (그동안) 외부에 알리고 도움을 구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조 전 코치가 폭행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도 증언했다. 여 대표는 “(조재범 전 코치의) 폭행 장면을 국가대표 선발전 때 본 적이 있다”며 “대부분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선수를 많이 때렸는데, 내가 목격한 곳은 라커룸이었다”고 밝혔다. 쇼트트랙 지도자이기도 한 여 대표는 “선수촌은 일반인들이 출입하기 굉장히 어려운 구조이고, 라커룸 자체도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라커룸 안에 여자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장비를 정비할 수 있는 자그마한 방이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심석희가 성폭행에 시달렸다고 밝힌 것과 관련, 여 대표는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거기(성폭행)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세계 1위에 올랐던 선수까지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여 대표는 스포츠 현장에서 폭행, 심지어 성폭행까지 벌어지는 이유로 “지도자와 선수의 관계”를 지목했다. 여 대표는 “지도자의 권력이 너무 세다 보니까 이런 폭행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 스포츠에서 지도자는 ‘절대권력’을 휘두른다. 1년 내내 계속된 합숙훈련과 국내외 대회 출전 등으로 선수단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눈 밖에 나게 되면 대회에 출전할 수 없고 훈련에서마저 제외, 사실상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여 대표는 “징계받은 가해자 대부분은 다시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징계받고도 지도자로 일할 수 있기에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가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 대표는 “다른 선수들의 경우는 어렸을 때 코치가 따로 있고, 중·고등학교 때 팀을 옮겨 다른 코치에게 배우는 경우가 많다”며 “심석희는 좀 다르게 처음 스케이트를 탔을 때부터 현재 국가대표 선수생활을 할 때까지 조 전 코치에게만 지도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성훈·윤명진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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