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벤처기업 ‘로욜’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폴더블(접히는)폰 ‘플렉스 파이’를 관람객이 살펴보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벤처기업 ‘로욜’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폴더블(접히는)폰 ‘플렉스 파이’를 관람객이 살펴보고 있다.
신기술 분야 美와 ‘빅2’ 존재감
첫 폴더블폰 ‘플렉스 파이’ 출시
‘로욜’ 부스 전세계 취재진 북적
‘중국판 테슬라’ 바이튼도 관심

정부 전폭지원 덕 신기술 선도
“격차 더 벌어진 韓, 추격자 전락”


세계 최대 첨단기술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중국 기업들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독식하며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탓에 지난해보다 참가 기업은 20%가량 줄었지만, 신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미국과 더불어 세계 미래산업을 주도하는 ‘빅2’로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10일 정보기술(IT)기업들이 포진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사우스홀. 이곳에서 가장 외진 곳에 자리 잡은 중국 벤처기업 ‘로욜’ 전시관은 전 세계 미디어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로욜이 CES에서 공개한 세계 최초 폴더블(접히는) 폰 ‘플렉스 파이’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플렉스 파이는 지갑처럼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 폴딩 형태다. 7.8인치 크기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로욜 관계자는 “접어도 화면이 일그러진다거나 깨지는 느낌 없이 20만 번 이상 접었다 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웃 폴딩 방식이라 인폴딩보다 파손 위험이 커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세계 최초란 의미 때문에 크게 주목받았다. 디스플레이 업체인 로욜은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혁신제품도 다수 선보였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바이튼’은 48인치 대형 화면을 장착한 미래형 전기차 ‘M-바이트’를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앞 좌석에 설치된 화면에서는 차량 안팎 상황을 볼 수 있고, 목소리와 얼굴 인식으로 운전자를 구별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 4단계(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지만, 수동 운전을 선택할 수 있는 차)를 적용한 M-바이트를 이르면 올 하반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성장세 높은 혁신기업들이 밀집한 사우스홀은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선전(深)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사실상 중국관과 다름없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이들 기업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헬스케어 등에서 실험적인 기술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개인용과 산업용을 넘나드는 다양한 드론과 로봇을 앞다퉈 선보였다. 중국이 드론에 이어 로봇, AR, 헬스케어까지 시장을 순차적으로 장악하는 양상이 CES에서 재현된 것이다.

‘베끼기’의 대명사로 독자기술 개발과는 거리가 멀었던 중국 기업이 신기술을 선도하는 것은 투자의 결과물이다. 오랜 기간 자본과 정책 지원을 쏟아부은 연구·개발(R&D) 성과가 서서히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정부 지원 덕분에 전방 산업에 이어 부품 등 후방 산업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산업생태계가 탄탄하게 갖춰진 것이다.

CES를 참관 중인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 부회장은 “실제 현장에 와보니 클라우드(가상저장공간), 로봇, AI 등에서 기술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중국과 미국은 미래 산업 주도권 경쟁을 대등하게 벌이고 있는데, 한국은 신기술에서 추격자 신세로 전락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글·사진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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