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대한항공 주주권 행사
국민연금, 16일 기금위서 논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결정땐
한진칼 2대주주 KCGI 힘실려
단기 이익 내도록 도와주는셈
경총 “과도한 개입은 시장교란”


국민연금이 올해 한진그룹을 타깃으로 주주권 행사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진그룹 뿐 아니라 재계 전반에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토종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지난해 말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2대 주주가 되면서 한진그룹과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진 상태에서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명목으로 KCGI에 힘을 실어줄 경우 한진그룹은 한동안 경영권 분쟁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일각에선 국민의 쌈짓돈으로 모인 국민연금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일개 사모펀드의 이익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인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의 제안으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추진 중이다. 오는 16일 열리는 기금운용위원회에 관련 안건이 상정된다. 국민연금의 한진칼 지분은 7.34%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 등 한진그룹 대주주들이 사익을 추구하면서 회사에 손실을 끼쳤고 이른바 갑질을 통해 회사 공신력을 실추시켰다는 것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의 주 근거다. 국민연금이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로는 조 회장 일가의 사내이사 연임 반대, 우호 지분 결집을 통한 신규 이사진 선임 시도 등 주주 제안 형태가 유력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경제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적극 나설 경우 기업에 상당한 부담”이라며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 원칙에 의거해 과도하게 경영활동에 개입하거나 시장을 교란시키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KCGI와의 연계 가능성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날 현재 KCGI는 한진칼 지분 10.81%와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인 ㈜한진 지분 8.0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행동주의 펀드는 주로 자사주 매입, 배당 등 주식 시장에서 얻을 수 있는 단기적 성과만 극대화하려고 한다”며 “기업 경쟁력 강화 등 장기적 성장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재계에선 국민연금의 독립성 강화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적 특성상 이를 뒷전으로 미룬 채 스튜어드십 코드만 도입한다고 하면 정부나 정치권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차등의결권, 포이즌필, 황금주 등 행동주의 펀드 등 외부 세력 공격에 대한 경영권 방어수단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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