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초부터 미국 정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블랙홀로 빨려들어갈 조짐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제116회 의회 개원일이던 지난 3일 “정치적인 이유로 탄핵을 해서도 안 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탄핵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고 운을 뗐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위터에 자신은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공화당 역사상 가장 인기 좋은 대통령을 어떻게 탄핵하냐”고 반박했다. 탄핵론 제기가 부담스럽다는 뉘앙스다.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019년 10대 전망의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꼽았고, 이코노미스트는 탄핵당할 확률이 현재 35%라고 했다. 뉴욕타임스의 간판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지난해 말 미국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대통령 탄핵이 필요하다는 칼럼을 썼다. 이 신문의 데이비드 레온하트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부를 늘리고 있는 데다, 2016 대선 캠페인 때 정치자금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트럼프의 대통령직 유지로 미국이 치를 비용보다 백악관에서 몰아내는 비용이 훨씬 더 적다는 경제적 이유도 제시했다. 역대 미 대선의 당선자 9명을 맞혔던 앨런 리히트먼 아메리칸대 교수는 지난 대선 때 트럼프 당선 및 1년 내 탄핵을 장담했지만, 그의 예언은 절반만 맞았다.
야당인 민주당 주류는 대통령 탄핵 역풍을 우려해 탄핵안 발의를 주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탄핵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9%다. 대통령 탄핵안은 하원(435명)에서는 단순 과반수인 218표, 상원(100명)에서는 3분의 2인 67표를 얻으면 통과된다. 민주당 하원의원은 235명이라서 하원 통과는 확실시된다. 상원 통과는 민주당 및 무소속 의원이 47명이어서 쉽지 않다. 공화당 상원의원 53명 중 20명이 가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경질 후 공화당 주류가 반 트럼프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역사상 최초로 탄핵으로 물러나게 될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미국은 계속 탄핵 논란으로 시끄러울 것이고, 그것은 한반도는 물론 세계 전반에 먹구름이 될 것이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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