孔子登東山而小魯 登泰山而小天下(공자등동산이소노 등태산이소천하)

공자께서 동산에 올라 노나라를 작게 여기셨고, 태산에 올라 천하를 작게 여기셨다.

‘맹자’의 진심(盡心) 상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여기의 동산은 옛날 노나라의 수도 동쪽에 있는 몽산(蒙山)을 가리키는데, 공자는 젊은 시절 몽산 정상에 올라 노나라를 굽어보면서 노나라가 그리 크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다 후에 노나라와 제나라 경계선에 있는 태산 정상에 오르게 됐다. 태산은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중원의 동쪽 일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어서 고대로부터 모든 산의 으뜸으로 여겨졌고 게다가 태산 정상에서 고국인 노나라와 당시의 강국인 제나라를 두루 살펴볼 수 있으니 공자에게는 발아래에 천하가 펼쳐진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공자는 태산의 정상에서 천하 또한 그리 크지 않음을 느꼈으리라.

맹자는 이어 큰 바다를 본 사람에게는 웬만한 크기의 강은 그리 크게 보이지 않고 성인 문하에서 수학한 사람에게는 웬만한 말들은 그리 크게 들리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같은 맥락의 구절이라 할 수 있다. 위 구절은 사람은 모름지기 원대한 포부를 지녀야 하며 높은 곳을 향해 끝없이 나아가겠다는 향상일로(向上一路)의 자세로 견문을 넓혀가야 함을 역설한 말이다.

세상은 보는 만큼 보인다.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에서 보는 세상이 전부인 줄 알듯이 사람 또한 자신의 견문의 틀로 세상을 이해할 뿐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견문의 틀에 안주하지만, 소수의 깨어 있는 사람들은 향상일로의 마음으로 견문을 넓히려고 노력한다. 세상을 더 넓게, 더 깊게 바라보는 것이 경이롭고도 기쁜 일인 줄 잘 알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일이야말로 견문을 넓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논어’의 첫머리에 학습에 대한 기쁨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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