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孫 입당시도 반발 구슬려
내년 총선 앞두고 조직 정비
“인위적으로 의원 영입 안해”
여당發 정계개편 동력 상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원외 지역위원장들과 간담회를 했다.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염두에 두고 전날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입·복당을 불허한 데 이어 원외 지역 조직 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 의원의 민주당행(行)이 불발되면서 진보 진영의 정계 개편은 늦춰지거나 동력의 상당 부분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대표 취임 후 처음 가진 원외 지역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원외’의 설움과 애로 사항을 들은 뒤 “원외 인사들의 공약을 내년도 예산 편성에 반영하겠다”는 ‘선심성 발언’도 했다. 특히 두 무소속 의원의 입당 시도와 관련 호남 지역 원외 위원장들의 반발이 거셌던 만큼 이들을 배려한 측면도 엿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외 위원장 상당수가 현역 의원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 호남이나 보수 진영과 힘든 싸움을 해온 영남권에 있는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요 공략 지역이 될 영·호남 인사들에 대한 격려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두 의원의 입당을 불허함으로써 범(汎)여권 의원의 영입을 통한 인위적인 정계개편과 세(勢)불리기 전략을 일단 접고 당 조직 정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이날 오후 21개 사고 지역구에 대한 공모 결과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사무처가 4월 말까지 공천 심사 기준을 객관적으로 잘 만들어야 한다”며 “선거용 기준이 아니라 새로운 분들이 당에 와서 활동할 수 있는 기준을 잘 제시해서 현대화된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총선 1년 전인 4월까지 공천 기준을 마련키로 한 바 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조직 정비 모드로 돌입하며 민주당 중심의 진보 진영 정계 개편 가능성은 낮아지게 됐다. 당장 민주당행을 염두에 두고 있던 민주평화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사실상 마음을 접었거나 입당 계획을 미뤘다. 특히 두 무소속 의원의 입당에 대해 민주당 내 핵심 세력인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호남 지역의 당원들이 가장 강하게 반대했던 만큼 민주당발 의원 영입은 사실상 끝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우리 당으로 오겠다는 사람은 많이 있지만 인위적으로 합당하거나 이합집산하는 것은 절대 안 하겠다고 공언했다”고 잘라 말했다.
민병기·이정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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