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발표된 국방부의 국방백서에서 사라진 ‘북한=적’ 표현은 이전부터 등장 여부가 논란이 돼 왔다. 국방백서 발간 당시 집권 정부와 남북관계 상황에 따라 등장과 삭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날 국방부가 발표한 ‘2018 국방백서’에는 과거 백서에 담겼던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가 담기지 않았다. 대신, 이번 백서는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표현했다. 북한을 특정하지 않고, 모든 위협·침해세력을 적으로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격년으로 발간되는 국방백서는 직전인 2016년에도 북한을 ‘우리의 적’으로 적시했다. 당시 백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며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밝혔다. 그 이전에도 ‘북한=적’이란 개념은 등장과 삭제를 반복해 왔다.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이었던 1967∼1987년 사이에는 “공산주의로부터의 직접 침략을 방어한다. 공산침략 등 다양한 위협을 분쇄한다”며 북한을 공산주의 세력으로 우회적으로 지칭하고 적으로 간주했다.
특히 노태우 정권 시절이었던 1988년에는 “북한은 적”이라는 명시적 개념이 처음 등장했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 표현은 유지됐고,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에는 “북한은 주적”이라며 ‘주적’이란 표현이 처음 사용됐다. 또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2000년 당시 백서에서 “북한은 주적”이란 표현이 유지됐다.
국방백서에서 주적 개념이 처음 사라진 것은 노무현 정부 때였다. 2004년 백서에서는 주적 표현 대신 “북한은 직접적 군사위협”이란 표현이, 2006년 백서에서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등은 우리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란 표현이 각각 사용됐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등은 우리 안보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2008년),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2010∼2016년) 등의 표현으로 북한의 위협과 적 개념이 재강조됐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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