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북미 디자인혁신센터 르포

디자인에 기술·문화 반영 노력
기어핏2에 스포티와이 앱 내장
일상 기기 효용성 창출에 주목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6월 내놓은 스마트밴드 ‘기어핏2’에는 미국 최대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와이’의 음악 애플리케이션이 내장됐다. 야외 활동에 초점을 둔 전작과 달리 일상생활 기기로서 효용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듬해 8월 나온 ‘기어핏2 프로’는 수영장에서도 쓸 수 있는 방수 등급을 받아 운동 기능을 높였다. 이를 주도한 곳은 ‘삼성 북미 디자인 혁신 센터(SDIC)’다.

페데리코 카살레뇨(사진) 센터장은 지난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잭슨 스퀘어에 있는 SDIC에서 “주된 목표는 갤럭시 생태계에 사용자 감성 중심 가치를 심는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앞으로 10년 동안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기인 만큼 스마트폰 중심으로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경험 가치를 높이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과 문화를 디자인에 반영하기 위해 SDIC를 운영 중이다. 지난 1994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미국 디자인 연구소(SDA)’를 설립했으며 2012년 샌프란시스코로 둥지를 옮겼다. 이후 연구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명칭을 SDIC로 바꾸고 조직도 재편했다.

카살레뇨 센터장은 “사람들은 단지 기술과 기능만 사지 않는다”며 “기술을 통해 자신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관심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예로 들자면 삼성의 기술력은 이미 훌륭하다”며 “SDIC가 고민하는 지점은 공유와 기억의 가치를 지닌 사진에 대해 사용자가 바라는 기대치나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부여하느냐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SDIC는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기기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 갤럭시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토대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재들과 자유로운 조직문화다. SDIC에는 디자인 전공자 외에도 인문학·경영학·소프트웨어·컴퓨터 과학 전공자 등 융·복합 인재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탈리아 태생인 카살레뇨 센터장도 프랑스 파리5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이다. 업무 방식에서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문화가 접목돼 디자이너들이 시제품을 만들어보고 개선점을 찾는 과정을 빠르게 반복할 수 있도록 신속한 의사결정 과정을 가지고 있다.

카살레뇨 센터장은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와 협업을 통해 첨단 기술에 사용자 가치를 이식하는 과정을 차츰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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