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는 ‘CES 2019’(8∼11일)를 직접 가서 관람하고 왔다. CES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로,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세계 155개국에서 4400여 기업이 참가했고, 관람자만 18만 명이 넘는, 대성황이었다. 원래 CES는 가전제품이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가전제품을 포함해 자율주행차, 가정용 로봇, 디지털 헬스 기기,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시티 등 인간의 생활을 좀 더 편안하고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모든 미래 기술과 제품이 망라되고 있다.
이미 언론에서도 CES 2019에서 나온 다양하고 혁신적인 제품이 많이 소개됐다. 그 밖에도 가정용 로봇으로 삼성전자의 삼성봇 ‘케어’가 흥미로웠고, 소니의 반려봇 ‘아이보’도 감정과 업그레이드된 학습능력을 보여줘서, 로봇시장이 열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가운데서도 CES 참가자가 많이 몰렸고, 현지 미디어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인 제품은 LG전자의 65인치 LG 올레드 TV R였다. 이 제품은 TV 화면을 돌돌 감아 TV 테이블 속으로 완전히 집어넣을 수 있어서, TV의 개념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특히, LG전자 전시장 입구에는, 260장의 패널을 이어 붙여 만든 대형 ‘올레드 폭포’가 관람객의 많은 시선을 끌었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올레드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CES 2019의 키워드 2개를 꼽는다면, 5세대 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으로 볼 수 있다. 5G는 아직 준비 단계인 미래 기술이다. 그러나 자율주행이나 가상현실 서비스 등과 맞물려서 2020년 이후부터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그 반면에 AI는 현재 기술이 돼 각종 제품에 급속히 적용되는 추세였다. AI의 기능이 모든 제품에 내재화되고, 모든 제품은 매우 영리하게 진화하고 있었다. TV에도, 자동차에도, 로봇에도, 스마트시티에도 AI 기술이 들어간다.
결국, 제품 경쟁력의 원천은 고유 기능을 하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지능이 탑재된 소프트웨어라는 점이 이번 CES 2019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것은, 과거 한국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생산 기술에 의존한 하드웨어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TV와 스마트폰을 팔던 기업은 그것에 들어갈 콘텐츠도 묶음으로 팔아야 한다. 높은 지능을 탑재하고, 학습이 가능한 가정용 로봇들도 팔아야 한다. 자동차가 아닌,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를 팔고, 관련 서비스들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과 기기 간의 인터페이스는 구글과 아마존이 장악한 음성 인식 플랫폼에서 이뤄지고, 모든 지능은 우리가 부족한 AI 기술과 데이터로부터 나온다.
미래는 단순한 하나의 생산 기술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들이 결합된 융합 기술들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어떤 기업도 모든 기술을 다 익히고, 선두가 될 수는 없다. 한마디로, 협업(協業)의 시대인 것이다. 제품 디자인 단계부터 글로벌 리더들과 협업이 일어나야 한다.
이번 CES 2019를 통해, LG전자는 콘텐츠에서 애플과 협력하고, MS 및 구글 등과도 적극적인 협력을 모색한다고 한다. SK텔레콤과 네이버도 적극적이다. 비즈니스를 보는 유전자(DNA)도 바뀌어야 할 일이지만, 다행스럽고 바람직한 방향이다. 지킬 것은 반드시 지키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협업이 가능하다. 협업은 협업할 수 있는 기업들끼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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