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철을 맞은 귤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과일이다. 1인당 연간 12.4㎏을 먹는다(2016년 기준). 사과(11.2㎏)·포도(5.8㎏)가 그다음이다. 육류(2017년 기준)와 비교하면 닭고기(13.6㎏)보다는 적게, 쇠고기(11.5㎏)보다는 많이 먹는 셈이다. 귤이 사과로부터 ‘과일의 왕’ 자리를 넘겨받은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귤의 인기도 10여 년 전보다는 못하다. 2007년 1인당 연간 16㎏으로 정점을 찍은 뒤 소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입 과일 등 먹을 과일이 다양해져서다. 요즘 주로 먹는 귤은 온주(溫州) 밀감이다. 온주는 귤산지로 유명한 중국 저장(浙江)성의 지명이다.

한반도에 귤은 삼한시대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시대에 귤이 존재했다는 기록은 일본의 역사서 ‘고사기’(712년 출간)와 ‘일본서기’에 처음 등장한다. 국내 기록으론 ‘고려사’(1451년 완성)에 기술된 “백제 문무왕 2년(476년)에 탐라에서 방물을 헌상했다”는 대목이 최초다. 귤은 조선 왕실에 진상한 제주도의 대표 공물이었다. 조선의 왕이 맛본 재래감귤은 지금의 귤과는 맛·생김새가 딴판이다. 온주밀감은 중국이 원산지지만 개량은 주로 일본에서 이뤄졌다. 우리가 먹는 감귤은 프랑스의 엄탁가(Esmile Taque) 신부가 1911년 제주도에 심은 일본산 온주밀감 15그루의 ‘자손’이다.

귤은 한국·중국·일본인이 선호하는 과일이다. 영문명은 ‘만다린 오렌지(mandarin orange)’다. ‘만다린’은 중국 관리를 뜻한다. 껍질이 과육에 단단히 붙어 있는 오렌지나 탄제린(tangerine)과는 달리 귤은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 잘 벗겨지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엔 귤 등 밀감류와 다른 감귤류의 교잡을 통해 새로운 품종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밀감류와 오렌지류가 만나 탄생한 한라봉·레드향·천혜향 등 만감류(탄골류)가 대표적이다. 완전히 익도록 오래 뒀다가 늦게 수확한다 해 만감(慢柑)이라 한다.

만감류의 대표 주자인 한라봉(부지화)은 꼭지가 튀어나온 모양이 한라산을 닮았다 해 한라봉이다. 레드향(감평)은 껍질 색이 붉다. 당도는 한라봉 정도지만 껍질이 더 잘 벗겨진다. 과육도 부드럽다. 천혜향(세토카)은 ‘향이 천리를 간다’ 또는 ‘천 가지 향이 난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기존 귤(온주밀감)의 생산 비중은 2000년 92.1%에서 2015년 81.3%로 감소했다. 만감류는 1.9%에서 10.6%로 급증했다(2016년, 농촌경제연구원).

귤의 최고 웰빙 성분은 비타민 C다. 귤은 대부분 생과로 먹으므로 비타민 C가 소실·파괴될 일도 거의 없다. 비타민 C는 일찍(10월쯤) 출시되는 것보다 날씨가 추운 요즘 나오는 것에 더 많이 들어 있다. 귤을 피부 건강, 겨울철 감기 예방, 스트레스 해소에 이로운 과일로 치는 것은 비타민 C가 풍부해서다. 헤스페리딘이란 성분도 돋보인다. 플라보노이드(항산화 성분)의 일종으로 비타민 P라고도 불린다.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데 주로 속껍질에 들어 있다.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귤을 속껍질째 먹으라고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귤엔 황색 비타민인 베타카로틴(비타민 A의 전구체)과 리보플래빈(비타민 B2)도 풍부하다. 과다 섭취하면 손바닥·발바닥 등 각질이 많은 부위와 콧구멍 주위·눈꺼풀 등 피부가 얇은 부위가 노랗게 변하는 것은 두 비타민과 관련이 있다. 건강에 해롭진 않으므로 우려할 필요는 없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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