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의 위안부로 비유될 수 있는 ‘비랑가나’를 통해 여성에 대한 전쟁의 폭력 문제를 다룬 페미니즘 다큐소설 ‘작전명 서치라이트’(IF)가 번역, 출간됐다. 비랑가나는 방글라데시 독립전쟁 동안 파키스탄군에 의해 집단 강간당한 여성들이다. 비랑가나의 본래 뜻은 ‘용감한 영웅’이다. 독립 전쟁을 승리로 이끈 방글라데시 정치 지도자 세이크 무집은 독립 후 연설에서 “당신들은 우리의 어머니, 용감한 비랑가나입니다”라고 칭송했으나 대중에게는 ‘창녀’의 의미로 사용됐다. 독립 전쟁이 끝난 뒤 국가 차원에서 비랑가나들의 결혼과 재활을 위한 사업이 추진됐으나, 이들은 자신이 비랑가나였다는 사실을 철저히 숨기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1971년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 당시 대학생 지식인이었던 주인공 매리엄. 그녀는 남동생을 고향에 보내고 혼자 다카에 남아 있다가 적국인 파키스탄 군인에게 붙잡혀 비랑가나가 된다. 소설은 철저하게 매리엄의 시각과 목소리로 방글라데시의 독립 전쟁, 공산주의, 민주화 운동 그리고 산업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쟁에서 남성들은 영웅이든 전범이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반면, 얼마나 많은 여성이 어떻게 비랑가나에서 창녀로 전락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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