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은 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

“이달 말까지 2만여 통 이를 듯
올 차별철폐협약 채택 40주년
여성인권 운동史 한 획 그을 것”


국제앰네스티가 세계 각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편지쓰기 캠페인(Write for Rights)’에 한국인 참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활발했던 여성 인권 운동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경은(사진) 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16일 “여성 인권은 지난해 전 세계 인권 운동의 최고 화두였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여성 인권 옹호자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한국 국민에게도 새롭게 다가갔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앰네스티 한국지부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약 1만5000통의 편지가 쓰였고, 오는 31일까지 약 2만 통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2017년 캠페인보다 약 1만5000통이나 늘어난 수치다. 편지쓰기 캠페인은 앰네스티가 매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일을 기념하며 2개월 동안 진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탄원 캠페인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전 세계에서 이 캠페인을 통해 각각 470만 통과 550만 통의 편지가 쓰였다.

이 사무처장은 “이번 캠페인 대상자들이 옹호한 인권의 종류는 정치적·시민적 권리, 성 소수자 권리, 주거권 등 다양하다”고 전했다. 이 사무처장은 “인권 옹호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의 용기, 이들이 이룬 성과와 업적에 대한 공감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라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세계 인권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한 명 한 명의 참여가 매우 소중한 때”라고 강조했다. 편지쓰기 대상에는 세계 각지에서 여성 인권 운동을 하다 사망하거나 투옥된 5명이 선정됐다. 이 사무처장은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채택 40주년이 되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여성 인권 운동이 한 획을 그을 것”이라며 “편지쓰기 캠페인에서 볼 수 있듯 이미 실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앰네스티는 지난달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인 ‘오늘날의 인권(Right Today)’에서 2018년을 ‘억압적이고 성 차별적인 정책에 맞서 더욱 활발해진 여성 인권 운동의 해’로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앰네스티는 지난해 인도와 남부 아프리카에서 고질적인 성폭력에 항의하며 수천 명의 시민이 시위를 벌였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에서는 여성 운전 금지 조치와 히잡 강제 착용에 저항하는 운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폴란드에서는 낙태금지법 폐지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고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미투(Me Too)’ 운동으로 촉발된 거리 행진에 여성 수백만 명이 참여해 여성 혐오와 여성 학대를 멈출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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