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을 한 접 더 사 오는 것으로 남은 겨울을 준비합니다 그대로 두어야 할 것은 분명하지만 새로 들여야 할 것을 잘 알지 못하는 탓에 반쯤 낡았고 반쯤 비어 있는 채로 새해를 맞습니다 어제는 ‘들’이라 적어야 할 것을 ‘틀’로 잘못 적었지만 고치지 않았습니다 달라질 것은 이제 많지 않습니다 내일은 바람이 잦아든다고 하니 구경을 겸해 뒷산을 오를 것입니다 며칠 전 내린 큰 눈이 아직 나무들 위에 쌓여 있을 테고 그러다 어디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날리는 백매(白梅)를 함께 보았던 사월도 부럽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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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83년 서울 출생. 2008년 ‘실천문학’ 등단.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등 출간. 신동엽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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