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정상회담 전문가 전망

“합의 이행을 체계적으로 다룰
시스템 만들수 있을지가 관건”


공회전이 계속되던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급가속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북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비핵화 협상의 특성상 디테일한 사전조율 없이 정상들 간의 담판만으로 진전을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상회담을 통한 ‘톱다운’ 협상이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 미국에 대한 위협 제거에 그칠 경우 한국은 북한에 핵 볼모로 잡힐 가능성이 있고 일본의 핵무장 여건을 조성하는 등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지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6일 “실무차원에서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는 정상회담은 위험하다”며 “명심해야 할 것은 비핵화를 결심한 국가가 해야 하는 가장 초기 조치는 핵개발 ‘동결’과 ‘신고’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6·12 미·북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도 추상적인 수준에 불과했고, 후속 비핵화 협상도 사실상 정체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마저도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추상적인 합의였기 때문에 2차 회담에서는 그에 대한 반성에서 미국과 북한이 보다 구체적이고 분명한 합의를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대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에서 실무진들이 짜준 각본대로 협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나올 것을 알고 실무협상의 무력화를 노렸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합의가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정상 간 합의 이행이 체계적으로 다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준희·김영주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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