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태’ 일지

오너일가에 반감여론 커지자
정부, 진에어면허취소 등 추진
“망신주기 감정적 대응” 지적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에서 촉발된 대한항공 사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지만, 상황은 다소 달라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따갑지만, 공권력을 총동원해 특정 대기업 집단과 오너 일가를 몰아붙이는 정부의 ‘과잉 대응’에 대한 반감도 커지는 실정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조 전 전무의 폭언 녹음 파일이 인터넷상에 공개되고, 조 전 전무가 업무 관계에 있던 타사 직원에게 막말과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반감이 급격히 커졌다. 이후 언론사에 관련 제보가 쏟아졌고, 정부는 정부대로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 회사에 대해 조사를 벌인 정부기관은 경찰, 검찰, 관세청, 국토교통부, 농림축산검역본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법무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총 11곳이다. 지금까지 18차례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익명을 요구한 경영학과 교수는 “11개 정부 기관을 동원해 특정 회사와 주주를 공격한 것은 청와대가 특정한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밖에 판단할 수 없다”며 “이번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추진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나 수사 결과물은 11곳의 기관을 동원한 것치고는 신통치 않다. 조 전 전무가 지난해 10월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물컵 갑질 의혹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을 비롯해 한진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한 명도 구속되지 않았고 대부분 불구속 기소됐다. 국토부의 대한항공 관계사 진에어 면허 취소 논의는 많은 논란을 낳았다. 조사 과정에서 국토부의 업무 과실이 드러나면서 심판자로서의 권위를 상실한 데다 다른 항공사와의 형평성 논란으로 결국 면허 취소 결정을 하지 못했다. 특히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항공산업개선안 역시 대한항공을 겨냥한 측면이 다분해 국토부가 감정에 치우쳐 일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인하대 학위 취소 결정 역시 호응을 얻지 못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일단락된 사안인데 다시 꺼낸 것은 ‘오너 일가 망신 주기’로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갑질 논란 이후 시위를 주도했던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가입률은 현재 극히 저조한 상태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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