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청문회 출석해 입장 밝혀
“법은 정치 위에 있어야 한다”

코미의‘클린턴 이메일’조사엔
“잘못 처리했다” 재수사 시사

‘국경 장벽’건설엔 지지 의사


윌리엄 바(사진) 미국 법무장관 지명자가 의회 청문회에서 “법치는 국가를 분열시키는 정치의 위나 외부에 있어야 한다”며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2016년 미 대선 러시아 개입 의혹)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검 수사지휘권을 포기했다는 이유로 해임당한 제프 세션스 전 장관 후임으로 기용된 바 지명자가 특검 수사 불개입을 선언하면서 잇단 러시아 연루 의혹으로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주목된다.

바 지명자는 15일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뮬러 특검이 자기 일을 마치도록 해서 이 일(러시아 스캔들 수사)을 완수하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과 의회, 무엇보다도 미국인에게 최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과 뮬러 특검을 “좋은 친구 사이”라고 소개한 뒤 “뮬러는 (수사를) 끝마치도록 허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 지명자는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이 특검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지 묻자 “그렇게 하겠다”며 “특검 수사의 범위는 헌장과 규정에 의해 정해지며 나는 그것들이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바 지명자는 과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 특검 해임 지시를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고 지적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정당한 이유 없이 뮬러 특검 해임을 지시할 경우 “그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은 (나에게) 어떠한 확약도 요구하지 않았고, 나도 그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이든 의회든 대통령이든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을 하도록 괴롭히는 것에 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겠다”면서 법무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바 지명자는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의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조사에 대해서 “잘못 처리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친 트럼프 진영에서는 바 지명자가 법무장관이 되면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는 물론 트럼프 X 파일을 둘러싼 민주당과 FBI 내부 인사들의 조작설도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바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 ‘기울어진 언론 보도의 운동장’을 바로잡을 것이라는 기대다. 바 지명자는 “뮬러가 마녀사냥에 관여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면서도 “누군가 거짓으로 고발당해 조사를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마녀사냥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감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에도 국경장벽 건설을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바 지명자는 “마약이 국경을 넘어오고 있으며, 장벽은 국경안보의 중요 부분”이라며 “우리는 국경에 장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 지명자는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법무장관을 지냈으며 11·6 중간선거 이후 낙마한 세션스 전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됐다. 바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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