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변회 ‘2018년 법관 평가’
하위 5명 평균점수 58.14점


“왜 이렇게 더러운 사건들이 오지.” “피곤하니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말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직무대행 염용표)가 16일 발표한 ‘2018년 법관 평가’에 따르면, 법정에서 이같이 피고인을 협박·모욕하거나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인권을 침해하는 판사들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서울변회 소속 변호사들이 맡았던 사건의 담당 법관들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다. 평가에서 하위법관으로 지적된 A 판사는 변호인에게 변론시간을 1분으로 한정하고 1분이 지날 경우 발언을 강제로 중단시켜 변론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재판부에서 주도하는 조정에 불응할 경우 판결에 반영하겠다는 의견을 노골적으로 표시하며 사실상 조정을 강요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B 판사는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에게 “내가 오늘 구속영장을 써왔는데, 한 번 더 기회를 줄 테니 잘 생각해보라”는 취지로 협박한 사례가 보고됐다.

사건 당사자나 소송 관계인에게 고압적·모욕적 태도를 보인 판사도 문제 법관으로 선정됐다. C 판사는 “어젯밤 한숨도 잠을 못 자서 너무 피곤하니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말라”거나 “왜 이렇게 더러운 사건들이 오지”라는 말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D 판사는 ‘건성 재판’ 사례가 문제로 지적됐다. 판결문에 피고와 원고를 다르게 쓴 데다 법조문 내용도 다르게 써 놔 판결문을 받아 든 변호사가 당황했다고 지적했다. E 판사는 공개법정에서 방청석에 앉아 있는 피고인의 가족에게 즉흥적으로 질문을 하고, 그 가족이 지니고 있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통화기록을 검색하는 등 인권 침해적인 재판 진행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받았다. 하위법관으로 선정된 5명의 평균 점수는 58.14점이다.

반면에 충분한 변론 기회를 보장하는 등 합리적으로 재판을 진행한 판사들이 평점 95점 이상의 우수법관으로 뽑혔다. 특히 서울중앙지법 김배현 판사와 서울서부지법 유성욱 판사는 평균 100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고법 이영창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김종호 형사수석부장판사 등도 우수법관으로 선정됐다.

한편 법관 평가와 관련, 법조계에서는 ‘변호사와 법관 간 쌍방 평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조일원화에 따라 법관 임용 시 변호사 경력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면서 “판사와 변호사가 서로를 공정하게 평가해 법관인사·임관 등에 반영할 수 있는 자료를 축적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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