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기업과 중견기업, 지역 상공회의소 대표 등 12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2019 기업인과의 대화’ 모임을 가졌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임기 초반에 청와대에서 기업인들을 만나 의견을 주고받았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의 칼국수 만찬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에도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내수시장이 얼어붙었었는데, 기업인과의 대화는 경기를 회복시키는 계기가 됐다. 문 정부에서는 정경유착을 우려해 그동안 대통령은 물론 경제 부처 장관들도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기피해 왔다. 하지만 정경유착은 경계하되 건전한 대화를 피할 필요는 없다.
먼저, 기업인과의 대화는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대개 새 정부가 들어서면 기업인뿐만 아니라 다른 경제 주체들도 불안해진다. 새 정부가 어떠한 개혁정책을 펼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어느 정부든 임기 초반에는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소비자는 소비를 줄여 내수경기가 침체되는 경우가 많다. 대화를 통해 정책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기업 투자가 늘어나면서 경기가 회복되고 일자리 또한 늘어날 수 있다.
기업 투자가 늘지 않으면서 일자리 증가 폭이 크게 작아지고 있다. 매월 20만 개 이상 늘어나던 일자리가 지난해에는 9만 개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번 대화로 기업인들의 불안감이 줄어들 수 있다면 경기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특히, 대기업 투자가 늘 경우 협력 중소기업의 경기가 회복됨은 물론 청년실업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도 청년들이 300인 이상의 기업에 취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대기업 투자가 늘면 청년실업이 줄어들 수 있다며 기업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 또한 대통령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정부 규제를 철폐시킴으로써 투자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추격으로 우리의 주력산업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 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교육 체제와 정부 연구소 시스템을 개편해서 필요한 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기업의 신기술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세계는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중국은 ‘제조 2025’로 미국과 일본 따라잡기에 나섰으며, 독일 또한 ‘인더스트리 4.0’ 전략으로 4차 산업에서의 우위를 노리고 있다. 우리 기업도 기술 경쟁력을 높이려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신기술 개발과 기술 인력 양성에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
기업인들과의 대화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논의를 거쳐 채택된 제안들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안도 실행되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신산업에 대한 기술 인력 양성과 신기술 개발은 교육 및 정부 연구소 체제 개편과 연관돼 있어 이익집단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며 장기간이 걸리는 과제다. 정부는 이익집단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정책 성과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으로 인해 우리 경제는 경기 하방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정부와 기업은 상호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기업은 노동자와 대립하기보다는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주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기업인과의 대화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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