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 여성신도 옹호한 케랄라주 정부 비판

여성의 힌두사원 출입 문제로 인해 인도 사회 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힌두사원 출입과 관련해 여성 신도를 옹호한 진보 성향 주정부를 맹공격한 데 이어 사원에 출입한 여성 중 한 명은 가족에게 폭행당했다.

16일 힌두스타임스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15일 남부 케랄라주의 한 도로 개통식에 참석해 “공산주의자는 인도 문화와 정신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일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케랄라주 주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케랄라주 주정부는 1월 초 경찰력을 동원해 현지 유명 힌두사원인 사바리말라 사원에 여성 2명이 처음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사원은 그동안 10∼50대 가임기 여성에 대해 ‘생리를 하기 때문에 깨끗하지 못하다’는 이유를 들어 출입을 막아왔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관련 제한을 풀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승려와 보수성향 교도들은 이에 불복, 물리력을 동원해 여성 출입에 제한을 뒀다. 그러나 주정부의 개입으로 30∼40대 여성 2명이 가임기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참배를 올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에 보수성향 교도들이 주 곳곳에서 폭력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시위대 수천 명을 체포했다.

이날 모디 총리의 발언은 오는 4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케랄라주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은 2014년 총선에서 마르크스주의 인도공산당(CPI-M)의 텃밭인 케랄라주에서 한 석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이에 BJP가 가임기 여성 사원 출입 문제를 계기로 총선에서 힌두 전통주의자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CPI-M은 “모디 총리 발언은 폭력시위자들을 더 자극한다”고 비판했다.

사바리말라 사원에 들어갔던 여성 중 한 명인 카나카 두르가가 시어머니에게 폭행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두르가는 사바리말라 사원 참배 후 시위대를 피해 숨어지내다 지난 15일 집으로 돌아왔다가 시어머니에게 나무막대 등으로 머리 등을 가격당했다. 두르가 때문에 사바리말라 사원의 전통을 지지하는 가족공동체의 명예에 오점이 생겼다는 게 시어머니의 폭행 이유였다. 두르가의 한 친구는 BBC에 “가족들은 두르가가 집에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기치 못한 폭행으로 병원 신세를 진 두르가는 이후 경찰에 시어머니를 신고했다. 앞서 인도 여성 500만여 명은 지난 1일 사바리말라 사원 출입 완전 허용과 종교 관련 양성평등을 요구하며 케랄라주에서 620㎞ 길이의 인간띠를 만들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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