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대 종단 협의체인 KCRP가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모색해온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와 공동 기념행사는 성사가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15일 NCCK 총무 이홍정 목사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천도교 이정희 교령 등 7대 종단 대표들이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논의하기 위한 모임을 가졌다. KCRP는 6·15 공동선언실천 남북위원회 주최로 오는 30∼31일 금강산에서 예정된 ‘새해맞이 연대모임’에서 북측의 파트너인 조선종교인협의회와 만나 3·1절 공동행사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 북측의 요청으로 이 행사가 다음 달 12∼13일로 연기되면서 이날 KCRP 모임에서는 별다른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다음 달 중순 남북 종교계가 만나도 일정상 촉박하다. 또 북한이 3·1절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남한과 달리하는 점과 다음 달 열릴 수 있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변수다.
NCCK의 이 총무는 1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3·1절을 계기로 북한 종교계와도 공동 행사를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새해맞이 연대모임에서 남북 종교가 만나면 3·1절 기념행사와 관련해 진일보된 합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희망을 표시했다. 그는 “북측 종교인들이 오더라도 3월 1일 광화문광장에서 예정된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도교는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북한 천도교 청우당 등 북측 천도교인 초청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천도교 이 교령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청우당 측에 초청 의사를 몇 차례 전했으나 아직 구체적 응답은 없는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천도교도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해맞이 연대모임을 통해 조선불교도연맹과 부처님오신날 조계사에서 남북 공동 연등축제와 봉축 법요식, 평양 시내에서 사찰 봉축 점등식, 금강산 신계사 템플스테이 등이 열릴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종교계가 공동으로 준비 중인 3·1절 100주년 최대 행사는 3월 1일 정오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함께 여는 범국민대회이다. 정부 주관 기념행사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범국민대회에는 KCRP의 7대 종단이 참여한다. 7대 종단은 각각의 기념식을 가진 뒤 광화문광장으로 모일 예정이다. 이 중 개신교의 경우 NCCK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연합예배를 한 뒤 범국민대회에 참여한다. 지난해 3·1절에 보수 개신교 단체들이 광화문광장에서 기념집회를 가진 바 있어 올해도 혼란이 예상된다.
한편 KCRP은 다음 달 19일 도라산역에서 ‘3·1운동 100주년 세계종교인 평화기도회’를 개최한다. 또 NCCK는 ‘3·1운동 100주년 한국 그리스도인의 고백과 다짐’이라는 제목의 한국그리스도인헌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불교계에서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최로 각 종단이 참여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법회가 3월 1일 조계사에서 열리며 전국 모든 사찰에서 일제히 범종을 울리는 타종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천도교는 각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참여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주관으로 3월 1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중앙대교당과 삼일대로 일대에서 기념대회를 열 계획이다. 천도교는 3·1운동의 의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 및 사진전, 유적지 답사 행사도 준비 중이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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