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으로 경비 공백 우려”
정치선전場 안주겠다는 의도
서면 전달땐 107년만의 사건

트럼프 “민주는 범죄 조장黨”
공화 “낸시, 美보다 정치우선”

셧다운 탓에 GDP 0.5%P↓
‘제로 성장’ 우려 갈수록 확산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는 29일 예정된 신년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나와서 국경장벽 예산 반영을 막고 있는 민주당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정치적 선전장을 제공하지는 않겠다는 의도다.

16일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오는 29일 국정연설 당일 경비계획을 세우고 이행하는 비밀경호국(SS)과 국토안보부가 연방공무원 일시 해고로 차질을 빚고 있다”며 “경비 우려를 고려할 때 만약 이번 주 연방정부가 다시 문을 열지 않는다면 앞으로 정부 업무재개 이후 적절한 날을 잡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29일 서면으로 의회에 국정연설을 전달하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1977년 현행 예산시스템 도입 이후 셧다운 기간에 국정연설이 이뤄진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프라임 타임 TV 연설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의 필요성을 주장할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후 9시에 시작되는 국정연설은 주요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되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민에게 국정 비전과 어젠다를 강하게 설파할 기회의 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서면으로 전달하면 107년 만에 처음으로 재현되는 ‘정치적 사건’으로 기록된다. 매년 1월 말~2월 초 이뤄지는 대통령 국정연설은 하원의장과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의 공동 초청형식으로 양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1790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연두교서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으며 1801년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이 서면 전달 방식으로 바꿔 100년 넘게 이어지다가 1913년에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직접 연설한 이후 모든 대통령이 전통을 지켰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상당히 불쾌한 분위기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급진적 민주당이 열린 국경과 범죄를 조장하는 정당이라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며 “그들은 남부 국경의 주요한 인도주의 위기에 대해 어떤 일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공화당이 원내 다수였을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초대를 한 번도 취소한 적이 없다”며 “펠로시 의장과 달리 우리는 결코 미국보다 정치를 우선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셧다운 사태가 26일째로 접어들면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셧다운으로 국내총생산(GDP)이 지금까지 0.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지난 15일 “셧다운이 1분기 내내 지속되면 분기성장률을 제로 수준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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