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고 함께 참여해야 완성”
검찰의 사법부 수사 방식을 지적하는 등 소신 있는 글을 꾸준히 게재해 온 ‘미스터 쓴소리’ 최인석(사진) 울산지방법원장이 17일에도 법원에 대한 애정 섞인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최근 대법원에 사표를 제출해 다음 달 정기인사 때 퇴임할 예정이다.
최 법원장은 전날 법원 내부망에 ‘전자소송의 완성? 아직도 아날로그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소수의견 시리즈 열두 번째 글을 올렸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하반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잇달아 기각되며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일었을 때 최 법원장은 내부망에 “법원은 검찰에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일갈하는 소수의견 첫 번째 글을 올려 화제에 올랐다.
그는 이번 열두 번째 글에서 “민사·행정에서는 전자소송이 완성됐다고들 하지만 변호사들은 여전히 재판정에서 종이기록을 봐야 한다”면서 “판사는 전자기록을 보고 변호사는 종이기록을 본다면 그게 무슨 전자화의 완성이겠느냐. 법원만의 전자소송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 법원장은 “물론 변호사석에도 노트북 컴퓨터가 놓여 있어 전자기록을 띄울 수 있지만, 사건 하나 진행에 한 시간 이상 소요되는 특정 사건을 제외하면 원·피고들이 모니터 스크린을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부연했다. 이어 “법정에서 재판장이 전자기록을 띄우면 원·피고석의 모니터에도 그 전자기록이 즉시 그대로 뜨고, 원·피고도 스크린에 전자기록을 띄워서 변론할 정도가 돼야 (쌍방향) 전자화의 완성이고, 진정한 변론주의가 전자소송에도 관철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법원이 전자소송 도입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재판당사자들은 여전히 아날로그적인 변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