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등 출장예정’펠로시에
“셧다운 끝나면 일정 조정할것
워싱턴에 남아 협상해야”통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 연기 또는 서면 대체를 요청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의 군용기 사용 승인 요청을 거부했다.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갈등으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27일째를 맞았지만, 강 대 강 대치가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17일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당신의 브뤼셀과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여행(군용기 사용 승인)이 연기됐음을 알리게 돼 유감”이라며 “셧다운이 끝나면 7일간의 여행 일정을 다시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규정상 하원의장은 해외순방 일정에 군용기 사용을 요청할 수 있으며 펠로시 의장은 군용기 편으로 순방길에 오를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간 비행기를 이용하고 싶다면 그것은 당신의 권리”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80만 명의 위대한 미국 노동자들이 급여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대외 일정을 연기하는 게 지극히 합당하다는 데 동의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당신이 워싱턴DC에 남아 셧다운을 끝내기 위해 나와 협상을 하며 강한 국경 안전 운동에 합류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벨기에,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등에 대한 출장을 계획 중이었으며 보안상 문제로 외부에 발표하기 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용기 사용 불허 통보는 전날 펠로시 의장이 오는 29일 의회에서 예정된 대통령 신년 국정연설을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대신하라고 요구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에게 편지를 쓴 건 펠로시 의장이 국정연설을 연기하라고 제안한 바로 다음 날”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셧다운 장기화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고 장벽건설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국방부에서 열린 미사일 방어전략 발표 행사에서 불쑥 “남쪽 국경에서의 인도주의 및 안보 위기는 또 하나의 중차대한 국가안보 문제다. 강한 국경 없이는 미국은 보호할 수 없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좌파들은 총체적으로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그들은 국가를 위해 무엇이 옳은지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진보적 주류 좌파언론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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