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도 경기 불황의 그림자, ‘R(Recession·경기 침체) 공포’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이를 보여주고 있지요. 우선 부동산 관련 소비심리지수가 떨어졌습니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2018년 1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서 전국 부동산(주택 + 토지) 소비자심리지수(100 기준)는 90.7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요. 전달보다 5.4포인트나 떨어졌지요. 이른바 ‘깡통주택(주택담보대출과 세입자 전세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매매가보다 낮은 주택)’을 우려한 전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은 총 8만9350건, 보증금액은 19조364억 원으로 전년보다 모두 2배가량 늘었지요. 지난해 전국 주택 경매 건수도 4만7408건으로 전년 대비 24.3% 증가했고요. 내 집 마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중은행의 1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금리도 5%(KB국민은행 신규 주담대 금리 3.26∼4.76%)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침체의 ‘R의 공포’보다 부동산의 ‘R(Real Estate) 공포’가 시작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대출 제한으로 매매 거래가 실종되고, 공시지가와 다주택자 양도세 인상 등 부동산세금이 늘어나면서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지요. 실제 지난해 10월 1만 건이 넘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1월 3552건, 12월 2304건으로 쪼그라들었지요. 1월도 16일 동안 915건(2018년 1월 같은 기간 5100여 건)에 불과했고요.

매매가 실종되면서 집값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9월 최고 18억3000만 원에도 거래됐지만 12월 13억5000만∼14억 원대에 팔렸습니다. 잠실뿐만 아니라 강남구와 서초구의 1월에 나온 급매물도 지난해 초보다 2억 원 내외로 떨어졌고요. 부동산 관련 지표에 먹구름이 끼고, 연초부터 서울 집값이 하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올해 서울은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난 4만3255가구가 입주합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 디에이치아너힐즈(1320가구), 강동구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등 대단지도 많지요. 여기에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720여만 가구 중 전세와 대출 등을 많이 낀 다주택자는 올해부터 공시지가 급등과 다가구에 대한 세금 증가에 따른 ‘세 부담’과 ‘주담대 이자 부담’이 결코 만만치 않게 됩니다. 매매는 실종되고 입주는 늘고, 세와 이자 부담까지 겹치는 올해 서울 집값도 ‘하향’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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