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울산에서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모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수소산업을 반도체와 같은 세계 1위 품목으로 육성시키겠다는 의지다.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문에서 언급된 정책 목표 달성 시점은 모두 2030년이었다.
하지만 앞서 17일 수소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공식 브리핑에서 “2040년까지 점유율 세계 1위 목표”라고 했다. 사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목표 달성 시점을 2040년으로 잡았다. 문 대통령의 연설문과 산업부의 보도자료에 적시된 정책목표 달성 시점이 10년이나 차이가 나자 언론들은 어떤 것이 맞는지 확인하느라 한바탕 혼선을 빚었다.
무엇보다 사전 브리핑에서 산업부는 “우리나라 수소차의 2030년 누적치(내수 기반)는 약 85만 대”라고 적시했다. 2030년 시점에서 산업부가 파악한 다른 나라의 수소차 목표치는 중국·독일 100만 대, 미 캘리포니아주 100만 대 등이다. 2030년에 우리나라는 문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세계 1위가 될 수도 없다. 누가 보더라도 수치 오류였다.
그런데도 산업부는 잡음이 일자 “2030년으로 해도 문제가 없다.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것 아니겠느냐”는 식으로 해명했다. ‘의지’ 하나로 산업 발전 10년을 맞바꾼 셈이다.
1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기재부는 2018년 국내 수소차 보급 대수가 2000대임에도 ‘2만 대’라고 적시하는 실수를 저질러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장기적 정책 계획인 ‘로드맵’의 수치는 관련 부문 동향과 기술 수준 등을 엄밀히 파악해 정밀하게 제시돼야 한다. 이를 보고 각 분야는 시장과 투자 계획을 짠다. 혁신을 하겠다는 정부가 이처럼 엉성한데 국민이 신뢰할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과거 정부도 10년, 20년 뒤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으나 소리소문없이 덮어버리기 일쑤였다. ‘아니면 말고’ 식의 정책이 현 정부에서도 반복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박정민 경제산업부 기자 bohe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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