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폼페이오 고위급회담
비핵화 - 상응조치 맞교환 촉각
美 ‘본토 안전’ 강조 분위기
北, 제재완화 얻어내려 할 듯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도착하면서 북한의 핵 폐기를 위한 미·북 고위급 회담의 서막이 올랐다. 특히 북한은 일부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하는 대신에 종전선언과 제재완화 및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타협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는 거리가 있어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18일 고위급 회담을 갖고 북한 핵 폐기와 2차 미·북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에 대한 조율에 들어간다. 미국이 비핵화 초기 조치로 요구해온 북한 핵시설 리스트 및 비핵화 시간표 제출에 북한이 강력 반발해온 만큼 북한의 비핵화 의지 확인을 위한 영변 핵시설 폐기가 우선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여기에 더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북한 ICBM과 관련한 시설의 반출 또는 폐기를 요구할 것으로 워싱턴 외교가는 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과 어떻게 하면 미국인들을 향한 위험을 계속 줄여나갈지 하는 방안에 대한 대화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궁극적 목표는 미국민의 안전”이라고 말해 ICBM이 핵심의제로 거론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 후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를 제시한 바 있어 교집합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비핵화 상응 조치로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을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회담을 앞두고 인도적 대북지원 허용 확대 등 제재 완화와 관련해 일정 부분 성의를 보인 상태다. 북한이 추가적 제재 완화를 요구할 경우 국제 대북제재 틀을 허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통해 남북 경제협력 일부 제재 면제를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제재 완화에 더해 종전선언까지 얻어내려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폼페이오 장관 3차 방북 후 “종전선언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비핵화 신고요, 검증이요 하는 것은 강도적 요구”라고 비난한 바 있다. 북한은 미·북 간 종전선언 합의 뒤 남·북·미·중 4자 정상이 서명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와 러시아 스캔들(2016년 미 대선 러시아 개입 의혹) 등으로 정치적 수세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돌파구 마련을 위해 ICBM 폐기와 제재 일부 해제 수준에서 합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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