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 지역 경제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 지역 경제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주휴수당 포함땐 1만원 넘어
비용 급증 품질 투자도 못해
경쟁력 잃은 업체들 해외로

기업은 시장 원리에 맡기고
발목잡기 보다 성장 지원을


“내수 침체 장기화와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기업을 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기도 전에 정부가 최저임금에 급격한 변화를 줘서 사업 의지를 꺾고 있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임금을 조절하기보다 시장 자율에 맡겨야 기업과 근로자에게 서로 도움이 됩니다.”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17일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접견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의 급진적 인상으로 부채가 없는 기업도 미래를 우려해 스스로 문을 닫고 있다”면서 “기업이 시장에서 스스로 성장해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근로자에게 나눠주도록 해야 사기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이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4월 17일 민심 공략을 위한 대구지역 출정식에서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면서 “당시 최저임금이 6480원(시급)이었는데, 올해 8350원으로 올랐고 여기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만20원으로 이미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기업은 힘이 들 대로 들고 직원들은 반가움도 있지만 심각한 고용 불안을 느낀다”며 “이런데도 내년 최저임금 조절을 위해 오는 4월 최저임금위원회를 열 것으로 보여 걱정이 밀려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구 출정식을 이 회장의 자동차부품회사인 달서구 성서공단 내 ‘삼보모터스’에서 개최했다.

이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에 최저임금이 오르는 가운데 물가도 상승하고 있어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제조업체는 경쟁력이 상실되고 있다”면서 “이를 타계하기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생산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등의 급격한 변화가 기업의 신제품 생산 등 성장을 위한 변화 시도보다 앞서면서 기업의 의지를 잃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을 위해 긴 시일이 필요하지만, 주 52시간 근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기업에 막대한 부담이 생기면서 연구개발과 품질 경쟁력을 위한 비용과 인력 투입 여력도 줄어들고 있다”면서 “기업마다 방안을 찾기 위해 대학·기관 연구소에 협력 요청을 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그는 아예 문을 닫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일부 업체는 부채가 없는데도 미래가 불투명하다면서 폐업하고 있다”며 “이는 요즘 기업을 하는 이들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중소기업은 대부분 대기업 납품과 수출로 살아남고 있지만, 최저가 경쟁입찰을 해야 한다”면서 “인건비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수출하는 데 애로가 있어 해외로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말 지역 16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투자 여부를 조사한 결과, 22개 업체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에 따른 외국인 근로자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기업 대부분이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한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는 상당수가 단순 노동을 하고 받은 임금을 자국으로 송금하고 있어 이는 소득주도 성장의 하나의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정부는 기업이 이익을 많이 창출하면 세금을 거둬 경제를 살려야 하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기업의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면서 “기업은 시장 원리에 맡겨두고 불법적인 근로행태를 하는 기업에 대해 강력히 처벌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업은 문을 여는 동시에 피 말리는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국가 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있어 사기를 북돋워 줘야 한다”면서 “청와대 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인상 관련, 문 대통령으로부터 시원한 답은 듣지 못했지만, 달라질 것이라는 느낌은 받았다”고 말했다.

대구 = 글·사진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박천학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