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물증못찾고 수사 마무리
수사권조정 염두 의욕만 앞서
영장 2번 기각… 부실 자초
경찰이 1년 3개월간 끌어온 황창규 KT 회장의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수사가 상처만 남긴 채 마무리됐다. 핵심이었던 대가성 입증에 실패한 데다가 수사 과정에서 구속영장 신청이 두 차례나 기각되는 등 검경 수사권 조정 신경전에서도 밀렸다는 평가다. 경찰 내부에선 18일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실력으로 보여줬어야 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 황 회장 등 전·현직 KT 임원 7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그동안 KT가 임직원을 동원해 1인당 국회의원 후원 한도(500만 원)에 맞춰 후원금을 쪼개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결국 경찰은 “대가성이 뚜렷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뇌물 혐의는 적용하지 못했다. 경찰은 KT가 특정 업체의 유료 방송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합산규제법 등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바라고 후원금을 냈다고 봤지만 입증하지 못했다. 황 회장 등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회삿돈으로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으로 비자금 11억여 원을 조성해 4억3790만 원을 19·20대 국회의원과 총선 출마자 등 99명에게 불법 후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에는 이번 수사가 수사권 조정과도 얽혀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일이다. 경찰은 지난해 6월 황 회장 등 핵심 피의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은 “후원금을 받은 쪽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기각했다. 3개월 뒤 경찰은 황 회장을 제외한 3명에 대해 영장을 재신청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 당시 경찰에선 “수사권 조정을 앞둔 검찰의 몽니”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문제는 경찰이 실제로 전수조사를 펼치는 등 총력전을 펼쳤지만 진전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애당초 무리하게 추진했던 수사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수사권조정 염두 의욕만 앞서
영장 2번 기각… 부실 자초
경찰이 1년 3개월간 끌어온 황창규 KT 회장의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수사가 상처만 남긴 채 마무리됐다. 핵심이었던 대가성 입증에 실패한 데다가 수사 과정에서 구속영장 신청이 두 차례나 기각되는 등 검경 수사권 조정 신경전에서도 밀렸다는 평가다. 경찰 내부에선 18일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실력으로 보여줬어야 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 황 회장 등 전·현직 KT 임원 7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그동안 KT가 임직원을 동원해 1인당 국회의원 후원 한도(500만 원)에 맞춰 후원금을 쪼개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결국 경찰은 “대가성이 뚜렷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뇌물 혐의는 적용하지 못했다. 경찰은 KT가 특정 업체의 유료 방송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합산규제법 등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바라고 후원금을 냈다고 봤지만 입증하지 못했다. 황 회장 등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회삿돈으로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으로 비자금 11억여 원을 조성해 4억3790만 원을 19·20대 국회의원과 총선 출마자 등 99명에게 불법 후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에는 이번 수사가 수사권 조정과도 얽혀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일이다. 경찰은 지난해 6월 황 회장 등 핵심 피의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은 “후원금을 받은 쪽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기각했다. 3개월 뒤 경찰은 황 회장을 제외한 3명에 대해 영장을 재신청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 당시 경찰에선 “수사권 조정을 앞둔 검찰의 몽니”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문제는 경찰이 실제로 전수조사를 펼치는 등 총력전을 펼쳤지만 진전된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애당초 무리하게 추진했던 수사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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