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소상공인 중 8%만 가입
사용법 낯설고 혜택 적어 외면
일각 ‘공무원 실적쌓기’ 비판도
“제로페이를 쓰겠다는 손님을 처음 봤어요. 하도 안 써서 QR코드(키트)를 어디에 치운 것 같아요.”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뒤편 골목에 있는 작은 커피 전문점 직원은 기자가 커피를 주문하고 제로페이로 계산을 하겠다고 하자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20일 소상공인 결제 수수료를 낮춘 간편결제 ‘제로페이’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을 맞았다. 제로페이로 결제 시 판매자가 부담하는 결제수수료는 연 매출 8억 원 이하 0%이고, 소비자는 4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제로페이 가입을 신청한 가맹점 수는 이날까지 약 5만4000곳으로 집계됐다. 시내 소상공인 업체 66만 곳 중 약 8% 정도다. 부족한 가맹점 숫자, 다소 낯선 사용법, 신용카드사의 각종 포인트 적립·할인제도에 미치지 못하는 혜택 등으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시 공무원들이 자주 찾는 시청 인근 식당과 카페, 분식점 등은 제로페이 홍보 스티커를 문 앞에 내붙였지만 정작 이용하는 손님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여·35) 씨는 “카드 수수료와 달리 제로페이는 수수료 0%라니 사장에게는 좋은데 손님들에게는 뭐가 좋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담배·식료품 소매점 점주 오모(여·77) 씨는 “휴대전화 용량이 작아 앱 설치가 안 된다기에 휴대전화도 바꿨다”며 “방법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해 한 달째 사용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33) 씨는 “제로페이를 한 번 써봤는데 주변에 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게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공무원을 내세워 ‘실적 쌓기’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온다. 자치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각종 회의에서 전 직원들에게 제로페이 결제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도록 하고 사용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돕는 정부 정책에 대해 자치구의 적극적인 노력을 당부하는 것”이라며 “좋은 성과가 있는 자치구에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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