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올 첫 금통위 개최 앞두고
안팎서 금리동결 기정 사실화

파월 ‘통화 완화’ 시사 발언에
韓銀, 美와 금리역전 부담덜어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도 커져
일각선 “오히려 금리 내려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4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한은 내부는 물론, 시장 안팎에선 벌써부터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질 공산이 커졌고, 한은을 걱정스럽게 했던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점이 한은이 금리 인상 트랙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정책금리 인상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한결 표정이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이 총재는 지난해 연말 공·사석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을 우려해왔었는데 파월 의장의 속도 조절론 언급 이후 한은이 이를 추종해 금리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큰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연초 기자들과 만나서도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늦춰진다면 시장 안정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좀 과장하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100%라고 해도 틀릴 말은 아닐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무엇보다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더 커진 점이 금리 동결론에 힘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금통위에서도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컸었지만 한·미 간 금리 역전 폭 확대와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 때문에 금리 인상이라는 고육지책을 쓴 바 있다. 실제 한은이 최근 공개한 지난해 25차 금통위(2018년 12월 26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여러 금통위원은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 세계 경제 성장세가 2018년에 비해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파월 의장의 ‘비둘기(통화 정책 완화) 발언에서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느꼈다”고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보면 한국의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CLI)가 20개월째 하락했다. 미국 역시 3개월 연속 기준선 미만 및 8개월 연속 하락 등을 기록하며 잘나가던 미국 경제까지 꺾일 조짐을 보여줬다.

일각에선 “한국의 경기만 놓고 보면 오히려 금리를 내리는 게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미 연준의 완화적 기조가 강화되고 한국 경제 부진이 예상보다 뚜렷할 경우 연중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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