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영변·ICBM 폐기만 내놓고
제재완화 극대화 요구했을 수도
폼페이오 “北 이젠 비핵화 이행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이제는 (비핵화 약속을) 실행하고 이행해야 한다”며 비핵화 조치 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지난 18일 미·북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에 협상 중 핵연료 물질 및 핵무기 생산 동결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핵 동결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대 일부 대북제재 완화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과의 미·북 고위급 회담, 김 부위원장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면담이 이뤄진 18일 미디어그룹인 싱클레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협력해서 비핵화 약속을 얻어내는 것에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비핵화 약속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것(비핵화)이 긴 과정이 되리라는 것을 항상 알고 있었다”며 “그것을 하는 동안에는 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면서 북한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예로 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우리는 그 위험을 줄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구축 능력을 줄이기를 원한다”고 말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능력 동결이 집중 논의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비핵화에 관한 한 많은 진전을 이뤘다. 다른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한 점도 미국과 북한이 핵 동결이나 ICBM 폐기 대 일부 제재완화 문제를 논의 중임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 본토 안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제재 완화를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카드지만 한국으로서는 북핵 위험을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NYT도 19일 미·북 고위급 회담 브리핑을 받은 여러 국가 관리들을 인용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이 핵연료와 핵무기 생산을 동결할지가 북한과 논의 중인 한 가지 주제”라며 “이러한 조치는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의 핵무기고 증강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핵연료와 핵무기 생산 동결은 영변 원자로와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 가동 중단과 함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ICBM 생산공장 가동 중단을 의미한다. 지난해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핵무기 생산을 늘리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던 만큼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이를 관철하면 미국민들에게 미·북 협상의 성과가 있다고 내세울 수 있는 요인이 있다. 북한이 김 부위원장 방미 결과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핵연료와 미사일 생산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에 더욱 많은 상응조치를 요구하면서 타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핵 동결과 ICBM 해체에 합의할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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