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겨냥한 듯한 발언 논란
金,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중”

선관위 출범… 위원장에 박관용
全大준비위원장엔 정갑윤 의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2월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전대가 현재(구도)로 갔을 때 그 결과가 오는 2020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수도권에 미칠 영향은 어떤지, 총선을 공격적으로 치를지 방어적으로 치를지 등 무시할 수 없는 의견이 많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당대표 경선에 도전할지 질문을 받고 “내 출마가 문제가 아니라 당의 진로가 (중요한)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당대회의 결과에 따라) 당의 성격이 어떻게 규정될 것이며, 수도권 전체에 미칠 영향이 어떻게 될지 걱정하는 분이 많아 마음이 편치 않다”고도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로 사실상 ‘탄핵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황교안 전 총리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전 총리가 새 대표로 뽑히면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적폐 대 박근혜 적폐’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져, 수도권 등 선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표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황교안 대세론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선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당 혁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까 걱정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심판 역할을 해야 하는 김 위원장이 선수로 뛰려는 것도 모자라 특정 후보를 견제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대표 경선 출마가 유력시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김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은 자유”라면서도 “김 위원장이 당헌·당규를 마련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데, 본인이 직접 출마한다고 하면 아마 많은 당원이 혼란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각각 9인으로 구성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선관위원장에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부위원장에는 김석기 당 전략기획부총장이 각각 임명됐다. 김성찬 의원과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 이두아 전 의원 등 7명도 선관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대준비위원장에는 5선 중진이자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갑윤 의원을 임명했다. 부위원장은 김성원 당 조직부총장이 맡았고 강석진·이양수·송언석·송희경 의원 등 원내·외 인사 7명이 준비위원으로 위촉됐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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