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투자·수출등 사면초가
정부 4분기GDP 1.2%P 기여
민간 기여도는 3분기 연속 ‘ - ’
넉넉한 세수 믿고 돈 퍼붓기에
“일시적 효과 … 경쟁력 키워야”
온전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만으로 평가받은 2018년의 경제성적표가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드러난 것은 우리 경제가 ‘투자·소비·수출·고용’ 등에서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져드는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가 넉넉한 세수를 믿고 고용 등 각 부문에서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갈수록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형국이다. 전 세계 경제가 순탄하진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한국만 더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데다, 그 처방도 근본적인 경제정책 전환이 아니라 재정 의존도를 높이는 것이어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20년, 9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민간소비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에 따라 민간의 의료비도 덩달아 늘어난 덕에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지만, 그동안 투입했던 정부 재정 규모를 감안하면 여전히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성장률 2.7% 자체는 정부 전망 범위(2.6∼2.7%)로, 한은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상치와 같다. 최근 들어 민간에선 2.7% 달성도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성적표는 예상을 다소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만약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이 없었다면 이를 달성하기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의 예상치보다 좋게 나온 4분기 실적은 정부의 ‘돈 잔치’가 벌인 1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지난 4분기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확대와 정부의 사무실 유지비 및 책상 같은 사무기기 비용 증가 등에 따라 전기 대비 3.1% 증가했다. 2010년 1분기 이후 35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중앙정부의 재정 투입과 함께, 지방선거로 미뤄졌던 정부 투자까지 겹친 덕이다. 민간 소비도 서비스를 중심으로 1.0% 늘어났는데 정부 정책으로 민간 의료비 부담 역시 늘어난 데 따른 소비 증가가 컸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 재정으로 버티는 것은 일시적”이라며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투자 역시 정부의 토목건설 등을 중심으로 1.2% 증가했고, 설비투자 역시 정부 쪽에서 수송장비 등을 대량 구매하며 3.8% 증가했다. 민간투자는 여전히 마이너스였다.
실제 4분기 GDP에 대한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1.2%포인트였다. 2009년 1분기 이후 최대치였다. 반면,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3%에 불과했다. 총고정자본형성(투자)에서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3분기 -0.4%포인트에서 0.7%포인트로 대폭 증가했으며, 민간은 3분기 연속 마이너스에 그쳤다.
무엇보다 4분기 수출이 -2.2%로 꺾인 점이 내년 전망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는 수출, 특히 반도체 같은 주력 수출 상품이 약해지는 위기가 추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세계 경제는 작년보다 더욱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날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5%로 석 달 전 예상보다 0.2%포인트 낮췄다.
한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지난해 28년 만에 가장 낮은 6.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올해에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새해 들어서도 반도체 주도 수출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달 수출이 1.2%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줄었다. 특히 반도체는 지난달 8.3%에 이어 이달에는 20일까지 28.8%나 감소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도 정부가 지출을 늘려서 경기 부양을 하겠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면서 “특히 수출이 지난해보다 훨씬 안 좋아질 것이고, 정부 예산만으로 우리 경제 성장률 자체를 ‘터닝’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만용·박세영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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