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일우가 돌아왔다. 지난해 연말 군복무를 마친 그는 2월 초 방송되는 SBS 새 월화극 ‘해치’(극본 김이영·연출 이용석)를 통해 신고식을 치른다.

정일우는 사회로 돌아온 후 불과 한 달 만에 촬영을 시작했다. 제작진이 일찌감치 그를 ‘해치’의 주인공으로 ‘점 찍고’ 기다려왔다는 의미다.

정일우는 또래 배우 중 사극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해를 품은 달’을 비롯해 ‘돌아온 일지매’, ‘야경꾼일지’ 등으로 모두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당연히 주연배우로서 작품을 진두지휘했다. ‘동이’와 ‘이산’ 등 사극 전문 작가로 이름값이 높은 김이영 작가가 정일우를 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정일우는 그의 사회 복귀를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는 배우인 셈이다.

정일우는 “또 사극을 해서 이전 캐릭터와 겹칠까 고민이 됐다. 그런데 사극이라는 장르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는 편”이라며 “한복이 잘 어울린다는 얘기만 들어도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대본을 보고 지금까지 부각되지 않은 영조의 젊은 시절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고 진지하게 ‘해치’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군복무는 정일우에게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머리 속에 있는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뇌동맥류 진단을 받아 사실상 군면제 사유가 있었지만 군역을 마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무탈하게 군복무를 마친 그에게 지난 2년은 배우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기회였다.

정일우는 “제가 영조처럼 인생에 큰 굴곡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쇼크를 받았던 게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을 때였다. 시한폭탄 같은 병이라고 하더라. 그때 이후로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며 “이금 또한 큰 사건을 겪으면서 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체 복무를 한 곳이 요양원이었다. 치매 환자들이 대부분이었고, 돌아가실 때까지 병원에 계시는 분들이 가시는 곳이었다. 내가 보살피던 분들이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인생의 끝자락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예전에는 ‘이 캐릭터에 몰입해야 하는데’ 하고 안절부절못했지만 이제는 거리를 두고, 작품 전체를 보면서 작품에 어떻게 스며들고 작가님이 의도한 캐릭터와 어떻게 접점을 찾을지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선 정일우가 접한 촬영 현장의 느낌을 어땠을까? 그는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는 “주 68시간 촬영 제도”를 들며 “우리 촬영장은 그걸 꼭 지킨다. 밤샘 촬영이 없어서 좋다. 과도기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며 빙그레 웃었다.

정일우가 주연을 맡은 ‘해치’는 오는 2월 11일 처음 방송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