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격언은 자녀를 키울 때 명심해야 할 말이다. 자녀를 교육시키는 것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서다. 이러한 인적자본의 육성 외에 자신이 번 돈을 잘 관리해서 성장시키는 능력도 젊을 때 가르쳐줘야 한다. 돈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자산관리의 출발점이지만 못지않게 중요한 게 축적된 돈을 효율적으로 성장시키는 방법이다.

이는 투자를 통해서 가능하다. 하지만 투자는 수익과 손실이라는 양날의 검이므로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도 않는다. 우선적으로, 성인이 된 자녀의 투자통장을 젊을 때 만들어줘야 한다. 투자통장을 만들어 그 안에 펀드나 주식, 채권을 보유하면 자산관리에 관심이 생긴다. 요즘은 모바일로 관리할 수 있으므로 지점에 가지 않아도 편리하게 볼 수 있다. 세뱃돈, 용돈,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모두 이 계좌에 집중하게 하고, 이 계좌를 평생 자산관리의 베이스캠프가 되게 해준다.

왜 예금통장이 아닌 투자통장을 만들어주느냐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자산을 늘릴 수 있는 효율적 방법은 투자이기 때문이다. 1000만 원의 돈을 1%로 50년을 운용하면 1640만 원이 되지만 5%로 운용하면 1억1460만 원이 돼 7배가 차이 난다. 좀 더 길게 생각해보자. 어떤 가문은 대대로 1%의 정기예금으로 자산을 축적하고 다른 가문은 5%의 투자자산으로 축적한다고 하자. 100년이 지나면 전자는 2700만 원이 되는 데 반해 후자의 경우 13억1500만 원이 된다. 장기적으로 투자의 프레임을 갖는 게 좋은 이유다. 나중에 돈을 벌기 시작할 때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게 하면 되지 굳이 일찍 해줄 필요가 있냐는 반문도 가능하다. 여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처럼, 일찍 시작하면 습관을 들일 수 있지만 늦게 시작하면 습관화되기 어렵다. 자신이 돈을 벌 때는 손실이 두려워 투자를 꺼리게 되지만 부모로부터 받은 돈은 부담 없이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한다. 뭣 모를 때 경험을 하게 하면 좋다.

둘째, 투자는 적은 돈으로 오랜 기간 연습해야 한다. 펀드매니저도 처음에는 펀드의 적은 돈을 맡겨서 운용하다가 익숙해지면 점차 할당을 많이 해준다. 투자는 1∼2년 하거나 책 보고 공부 많이 한다고 해서 잘하는 게 아니다. 자본시장을 많이 경험해 봐야 한다. 버블이어서 주가가 턱없이 오를 때도 혹은 어이없이 폭락할 때도 경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되는 돈이 많지 않을 때 수업료라는 생각으로 투자해야 한다. 공부를 배울 때는 학원에 아낌없이 돈을 내는데 투자를 배울 때는 손실이라는 비용을 아까워하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20∼25세 때 투자를 시작하면 35∼40세 즈음에 어느 정도 투자에 익숙해져 자산관리 능력이 생긴다. 그런데, 이 나이는 종잣돈이 축적돼 있고 소득도 많아서 본격적으로 자산관리가 필요할 시점이다. 효율적 자산관리가 필요한 때에 자산관리 능력이 생기기 시작하므로 시기가 적절하다. 이때 탄력을 받으면 근로소득과 자산소득이 모두 증가하면서 총자산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

‘고령화 가족’이라는 소설을 보면 혼자 사는 엄마 집에 다 큰 자녀 세 명이 돌아와 같이 산다. 생각지도 않은 노후 리스크다. 자녀의 인적자본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자산관리 능력도 키워야 이러한 사태를 막을 수 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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