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경북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 마을 뒤편에 산처럼 쌓인 폐기물 곳곳에서 불이 나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의성군청 제공
의성 폐기물 처리장 가보니…
“거의 매일 불… 보기도 겁나” 소방차가 물 뿌려 임시 진화
허가량 80배 넘는 17만t 쌓여 업체, 처리비용 감당못해 방치
올 52억 투입… 2만t 처리키로 총 400억 들어가는 비용 문제
“심한 악취와 유독가스가 수시로 뿜어져 나와 너무 위험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제발 빨리 처리해주세요.”
24일 오후 경북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 마을로 들어서자 뒤편 폐기물 처리장이 마치 거대한 산처럼 보였다. 입구에는 출입 금지 팻말이 붙어 있었고 안에서는 흰 연기가 뿌옇게 치솟았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거의 날마다 불이 나면서 발생하는 유독가스와 연기로 인한 주민 피해를 우려해 소방차가 늘 배치돼 물을 뿌려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성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인근 45가구 주민에게 2차례에 걸쳐 마스크를 나눠줬다. 또 마을회관에는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를 비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쓰레기 산’만 봐도 겁난다”면서 “임시방편보다 하루빨리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의성군은 쓰레기 처리에 애를 쓰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이 문제다. 쓰레기 산은 한국환경산업개발이 의성군에 폐기물재활용업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사업장으로 면적은 4만㎡다. 이 업체는 2008년 중간재활용업과 2013년 종합재활용업으로 폐목재, 폐합성수지 등 2157t 보관을 허가받았지만 쌓여 있는 양은 허가량의 80배가 넘는 17만3000t 정도로 군은 추정했다.
하지만 업체는 보증보험회사에 이행보증금 3억2000만 원 정도 가입한 것 외에 자금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군에 처리비용 폭탄이 떨어졌다. 군은 환경부에 요청해 처리비용으로 국비 24억3000만 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여기에 지방비와 이행보증금 등을 보태 총 52억 원을 투입해 올해 2만1000t을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매년 이 예산이 든다고 가정하면 쓰레기 처리에 8년이 넘게 걸리고 국민 세금도 총 400억 원 이상 투입될 전망이다. 의성군 관계자는 “압축된 폐기물에서 유독가스가 계속 나오고 화재진화용 소방수 다량 살포로 침출수 발생 우려도 높다”면서 “처리 방법, 비용 등 대책을 다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이 업체가 201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폐기물을 대량 반입했으나 재활용 시장 악화, 중국 수출 중단에 이어 폐기물로 발전사업을 하기로 했으나 경제성마저 불확실해지면서 운영 위기를 맞아 방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업체 측이 폐기물을 처리하지 않고 허용기준치 이상 보관해 20여 차례 행정조치와 허가취소, 경찰 고발까지 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군이 처분할 때마다 불복해 행정 소송으로 맞섰다. 이에 보다 못한 주민들은 쓰레기 산을 만든 업체와 의성군 공무원을 불법 영업과 직무유기로 고발했으며 경찰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