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풍경 / 유지원 지음 / 을유문화사

글자를 만들고 배열하는 ‘타이포그래피’를 공부한 그래픽디자이너가 타이포그래피의 유래부터 시작해 문자를 디자인하는 타이포그래피가 드러내는 것들에 대해 두루 다룬 책이다. 유럽과 아시아 각국의 도시에서 만나는 타이포그래피를 살펴본 이 책의 미덕이라면 한 번도 유심히 보지 않았던 도로의 이정표나 간판의 글씨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든다는 점. 글자 모양 하나에 얼마나 많은 고려와 수고가 깃들어 있는가를 들여다보는 것도 경이롭다. 이정표나 간판 글자의 배열과 공간의 분할, 글씨를 새기는 기법 등을 통해 저자는 역사를 읽어내고 종교와 정신과 제도를 더듬는다. 저자는 이를 통해 기능적 전문영역처럼 보이는 타이포그래피를 교양의 영역으로 가져온다. 책이 다루는 타이포그래피의 내용은 다양하다. 독일, 이탈리아, 미국, 영국, 스페인, 터키, 인도 등 여러 나라에서 글자가 빚어내는 풍경을 그리고, 한글의 타이포그래피 서체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거나, 가시성과 판독 등의 기능이 극대화된 서체를 꺼내놓기도 한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글씨의 미처 몰랐던 모습을 알아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300쪽, 1만5000원.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박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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