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서 백승헌 변호사 추천
최대주주 국민연금 찬성표 예상
KB 도입땐 금융권 확산 불가피
민간기업까지 도입 가속화될듯
공공기관은 근로자참관제 시행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또다시 노동이사제(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최대주주(지분 9.5%)인 국민연금공단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국민연금이 공단 노조와 노동이사제 도입을 합의한 상황이어서, 민간기업에도 노동이사제 추진을 압박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다른 공공기관들도 노동이사제를 겨냥한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를 도입하고 있어 민간기업에 대한 노동이사제 도입 압박은 시간 문제란 분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KB노협)는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과 함께 사외이사 후보 주주제안을 추진한다. 2017년 11월, 2018년 3월에 이은 세 번째 시도로, 이번에는 백승헌 변호사를 추천한다. 백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을 두 차례 역임한 인물로,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각각 받았을 때 변호를 맡기도 했다.
앞선 두 번째 시도와 달리 이번 노조의 제안은 이전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는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의결권 행사에서도 노동이사제 도입안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선 2차례 시도에서 국민연금은 각각 찬성과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외국인 지분이 70%가 넘는다는 점을 고려해 당장 도입이 되지 않더라도 유사한 제도가 도입되는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공공기관에서는 노동이사제 전 단계인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법 개정이 필요한 노동이사제 이전이라도 근로자의 이사회 참여와 발언권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이미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기관만 14곳에 달한다.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석유관리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사학진흥재단,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정부가 제도를 도입할 때 그 순서를 보면 공공기관에서 시작해 은행권으로 확산한 뒤 비금융권 대기업 등으로 확대한다”면서 “그만큼 금융권의 노동이사제 도입은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에 노동이사제가 사실상 도입되면 민간으로의 확산은 빠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9.38%), 하나금융(9.55%) 등의 최대주주로 이들 노조 역시 노동이사제 추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는 비금융 대기업들도 영향권 안에 있다. 이미 금호타이어는 노조가 추천한 최홍엽 조선대 교수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황혜진·박민철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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