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불평등(Inequality)이 항상 나쁘고 정당성이 없는 것만은 아닙니다. 공정한(fair) 불평등도 있습니다. 불공정한 불평등에 대해서만 투쟁해야 합니다.”
이우진(사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 제2차 포용복지 국제포럼에서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서 ‘한국의 불평등’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이 교수는 각종 지표를 근거로 “한국의 성장률과 생산성은 감소했고, 하위층의 수입은 감소했으며, 중산층의 소득은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반면, 상위층의 소득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는 일해서 번 돈을 절약하는 것보다 상속으로 인한 부의 축적과 자본으로부터 생기는 이익이 더 중요해졌다”며 “결과적으로 이는 비용절감이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오로지 소비를 줄이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한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이러한 불합리, 불공정, 불평등에 대한 갈등이 자칫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모든 종류의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확실한 수준의 공정한 불평등이 있고, 이 공정한 불평등은 서로 다른 노력에서 나오고, 혁신적인 생각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에서 이 교수는 “개인의 책임이 아닌 요인으로 인한 불평등, 불공정한 기관이나 법적 요인에 의한 불평등에 대해서만 싸울 필요가 있다”며 “이런 종류의 불평등에 맞서 싸우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사고방식의 극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불평등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남긴 말인 ‘불평등과 평등은 선택. 숙명이 아니다’를 인용하면서 “우리는 불평등을 없애는 공동의 번영을 창조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일을 되풀이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건 정신이상’이라는 이론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어록을 인용하면서 “만일 당신이 실제로 얻은 것과 다른 결과를 원한다면, 당신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경쟁뿐만 아니라 연대·신뢰도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이날 ‘세계와 한국의 불평등’ 발표를 통해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