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한직업’의 진선규
데뷔 14년만에 처음 주연 맡아
개봉 5일만에 관객 300만돌파
“팔색조 매력 시작 알리는 작품
연기 울타리 더 넓혀가고 싶어”
예전엔 시계뒤 가격표의 느낌
지금은 시계 돌리는 톱니된듯
“욕심 생길땐 연극할때 떠올려
재밌고 행복했던 초심 지킬것”
“흔히 하는 얘기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2017년 가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에서 조선족 범죄조직원 위성락을 강렬하게 연기하며 이름을 알린 후 지난해 1년을 바쁘게 달려온 배우 진선규(사진)의 올해 바람이다. 그는 ‘범죄도시’로 그해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고, 첫 주연작인 ‘극한직업’도 만났다. 개봉 5일 만에 관객 수 300만 명을 넘어선 ‘극한직업’은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위장 치킨집을 차린 마약반 형사들이 치킨집이 맛집으로 뜨며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그는 이 영화에서 마약반의 문제아지만 달인 수준으로 닭을 튀기는 마형사 역을 맡았다. 마형사가 얼떨결에 어머니의 수원왕갈비 레시피로 만든 치킨이 입소문을 타며 가게가 유명해지게 된다.
데뷔 14년 만에 처음 주연으로 나선 영화에서 맛깔나는 캐릭터를 연기한 그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소화해낼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범죄도시’는 제 인생작이라고 할 수 있고, ‘극한직업’은 대표작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 영화예요. 이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이 배우가 이렇게 다른 표현도 할 수 있구나’ 하는 믿음을 심어드리고 싶어요. 날카로우면서 센 역할에 이어 허당 같은 코미디 연기도 했으니 이젠 다양한 장르의 새로운 역할이 들어오길 기대해요. 그렇게 제 연기의 울타리를 넓혀가며 조금씩 큰 보폭으로 나아가려고 해요.”
위성락과 마형사 모두 그의 매력을 극대화한 캐릭터다. 그는 위성락 연기가 더 편했다고 설명했다.
“위성락은 제 성격과 정반대의 캐릭터였지만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었어요. 제 안에 내재한 작은 부분을 끄집어내서 제 모든 걸 변화시켰어요. 눈에 힘만 줘도 캐릭터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잔혹한 장면을 소화해낼 수 있었어요. 반면 마형사는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가며 구축한 캐릭터예요. 코미디 감각이 부족해서 캐릭터 설정으로 웃음을 전하기보다는 상대 배우의 리액션으로 완성되는 연기를 하려 했어요. 위성락은 100% 만들어서 현장에 나갔지만 마형사는 70% 정도만 제 몸에 붙이고 나머지 30%는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통해 완성했어요.”
그에게 “주연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오디션 안 보고 출연할 수 있고, 포스터에 얼굴이 나오고, 회식 자리에도 당당하게 참석하고, 현장에서 주눅 들지 않는 것 외에 ‘배려’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는 점을 꼽았다.
“감독님, 동료 배우들과 모니터 뒤에 앉아 얘기를 나누며 주연이 됐다는 걸 실감했어요. 그러면서 단역이나 보조출연자분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단역 때는 짧은 대사 한 줄만 틀려도 민망해서 쥐구멍을 찾게 되거든요. 그런 느낌을 덜 느끼게 해주려고 해요. 전에는 시계 뒤에 붙은 가격표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분침, 시침을 돌리는 톱니가 된 것 같아요(웃음).”
올해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사바하’ ‘롱리브더킹’ ‘암전’ 등 그가 주·조연으로 출연한 4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2019년은 ‘진선규의 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그는 초심을 지키며 묵묵히 새로운 연기에 임하고 있다. 그가 지키려 하는 초심은 바로 ‘행복’이다.
“미친 듯이 1년을 달려온 결과물에 대한 반응이 뜨겁게 나오니 기분이 좋아요. 그러면서 앞으로 나올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요. 하지만 김칫국부터 마시지 않으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을 다잡아요. 욕심이 생기려 하면 연극 할 때를 떠올려요. 그때는 이름을 알리거나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연기하는 순간이 재미있고, 행복했거든요. 그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좀 더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연기를 하려고 해요.”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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