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박물관 전쟁포로 역사 왜곡” 1인 시위 강사빈 군

“6·25전쟁 때 국군이 없었다면
나도 김일성 배지 달고 있을 것”


“6·25전쟁 때 국군이 없었다면 저도 지금쯤 가슴에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나라를 위해 싸우다 포로가 돼 지금까지 북한에 억류된 분들이 있는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박물관이 이들에 대한 역사를 왜곡한다는 생각에 화가 났습니다.”

강사빈(18·사진) 군은 2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렸던 특별전 ‘전쟁 포로, 평화를 말하다’에 항의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17일까지 개최된 이 전시는 국군포로의 숫자와 송환 여부 등에 오류가 있어 논란이 인 바 있다. 참전용사와 시민단체들은 박물관 측이 실제 역사를 왜곡한다고 비판했다.(문화일보 2018년 12월 18일자 29면 참조) 강 군은 전시 기간 중 박물관 앞에서 수차례 열린 기자회견에 물망초·국군포로송환위원회 등과 함께 참여해 “역사 왜곡을 시정하라”고 요구했고, 1인 시위도 두 차례 벌였다. 지난달엔 전시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는 공문을 박물관에 직접 전달한 뒤 이달 중순 “해당 통계표를 철거했으며, 박물관은 국군포로들이 북한에 자발적으로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회신을 받았다. 강 군은 “박물관이 실수를 인정하기는 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킨 데 책임지는 차원에서 국군포로를 조명하는 특별전을 새로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 포스코고에 재학 중인 강 군은 지난 2017년 말 서울 구로구에 사단법인 ‘한국역사진흥원’을 설립해 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활동하는 청소년은 30여 명이다. 학생 신분으로 법인을 만들어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강 군은 “어릴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기성세대에서 역사 관련 활동을 하는 단체들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나뉘어 있었다”며 “청소년의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창구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군은 “법인 설립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청소년이 법인을 만드는 것은 전례가 없어 불가능하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이뤄낼 수 있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강 군의 활동 영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국회에서 토론회 ‘대한민국의 미래에게 역사 교육의 방향을 묻다’를 열었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 강연과 역사 아카데미도 주최했다. 강화도 기행문인 ‘강화, 반만년 호국의 역사’와 에세이집 ‘그리고 내일’ 등 두 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강 군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2019년을 맞아 역사 캠프·아카데미 등 더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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