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들 왜 국내서만 경쟁하나
할 일 없는 조기퇴직 50·60도
험한 댓글 달지말고 인도 가라”
기업인 “당장 끼니 걱정하는데
해외에 나가서 장사하라니…”
“(20·30대는) 여기 앉아서 취업 안 된다고 ‘헬조선’ 이러지 말고, 여기(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를 보면 ‘해피 조선’이에요. 50·60대는 조기 퇴직했다고 SNS에 험한 댓글 다시는데,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처럼 아세안으로 가야 해요. 한국은 자영업자가 힘들다고 하는데, 식당들은 왜 국내에서만 경쟁하려 하나요.”
김현철(사진)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 강연에서 이 같은 말들을 쏟아냈다. 신남방정책 특별위원장 자격으로 올해 주요 추진 정책을 소개하는 강연이었다.
김 보좌관은 “인도네시아·태국 등은 한글 시험 테스트를 하면 시험장이 터져 나갈 정도로 한류가 엄청난데, 취업 안 되는 국어국문과 졸업생들을 왕창 뽑아서 인도네시아 한글 교사로 보내고 싶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또 조기 퇴직한 장년층을 향해 “구조조정을 당한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서 새로운 축구 감독을 필요로 한다고 하니까 거기 가지 않았느냐”면서 “우리 50·60대는 국내에서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고 SNS에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인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자를 향해서는 “한국은 자영업자가 힘들다고 하는데, 한국 식당들은 왜 아세안에, 뉴욕에, 런던에 안 나가느냐”면서 “한국 식당 수는 통계적으로는 이웃 나라 일본의 거의 3배에 가깝다. 여기서 경쟁하는 것보다 아세안으로 가면 소비시장이 연 15% 성장하므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연장을 찾은 기업인들은 김 보좌관 얘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 기업인은 “경쟁이 덜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에서 기회를 찾자는 취지는 알겠지만, 일자리 참사·2차 산업 구조조정·소득주도 성장의 역설 등으로 고충을 겪는 국민을 상대로 국가 경제정책 핵심 당국자가 ‘남의 얘기’ 하듯 조언하는 것은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기업인은 “국가가 먼저 국민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지 아세안 시장에서 기회를 찾으라고만 하는 것은 무책임한 언사”라며 “당장 끼니 걱정하는 국민더러 해외에 나가 장사하라는 말은 쌀이 없으면 빵을 먹으시라고 얘기하는 격으로 경제 현실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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