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5시간 30분 ‘릴레이단식’이 전 국민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의원들이 4∼5명씩 조를 짜 돌아가면서 5시간 30분씩 단식농성을 하기로 한 것인데, 정치권은 물론 SNS에서도 “웰빙 다이어트” “정치쇼”라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당은 이와 관련해 “의원들이 가장 바쁠 때여서 2개 조로 나눴다”고 해명했지만, 1월 임시국회가 사실상 마비됐다고 질타해 온 한국당이 다른 무슨 연유에서 ‘가장 바빴는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번 단식농성에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그간의 행적을 보면 과연 독재를 저지할만한 위기의식이 있는지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당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투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간사 간 협의 없이 개최했지만, 정작 회의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은 김재원·박인숙·조훈현 의원 등 3명뿐이었다. 다른 의원들은 ‘바쁜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한국당의 2월 임시국회 보이콧 방침도 ‘전략 부재’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이 ‘야당의 무대’인 국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게 온당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오죽하면 “한국당에서 의혹을 사실로 입증할만한 ‘팩트’가 없어서 보이콧하는 것 아닌가”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 환경부 장관까지 약 20명을 줄고발한 ‘고발 정치’도 더 이상 국회에선 문제를 풀어낼 수 없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대통령의 권력남용을 견제하고 조정하는 것이 정치력인데, 정치력으로 풀어야 할 일을 사법절차에 맡기고만 있다.

현안마다 청문회, 특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보이콧’하겠다는 것은 그저 국회를 벼랑 끝으로 몰아갈 뿐이다. 이러니 보수성향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이런 야당으로는 정부·여당을 상대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김윤희 정치부 기자 worm@munhwa.com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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